美이베이, 옥션 이어 G마켓까지 인수

  • 입력 2009년 4월 17일 02시 56분


‘온라인장터 점유율 82%’ 독과점 논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회사인 미국 이베이가 옥션에 이어 국내 온라인 장터 시장 1위인 G마켓까지 인수한다. 이재현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대표는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베이는 G마켓을 공개매수를 통해 인수하기로 인터파크와 이날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간 7조 원 규모의 국내 온라인 장터 시장이 미국계 자본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게 됐다. 이베이는 이번 G마켓 인수를 통해 한국을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지만 국내에서는 독과점 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에는 G마켓에 대한 인터파크 지분 29.01%와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의 지분 5.2%, 야후코리아 지분 8.95%, 기타 대주주 주식 등 모두 67.0%의 지분이 참여해 이베이 측에 주식을 넘기는 것으로 합의됐다. 주당 인수가격은 24달러로 인수금액은 8억800만 달러(약 1조500억 원)에 달해 국내 인터넷기업의 해외 매각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베이는 이외에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G마켓 주식 전체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설 예정이어서 인수금액은 최대 12억1000만 달러(약 1조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대표는 “옥션과 G마켓, 두 회사를 합병하지 않고 이원체제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이가 2001년 옥션에 이어 G마켓까지 인수하면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해 G마켓과 옥션을 통한 거래액은 각각 4조 원, 2조8000억 원으로 18조 원 규모인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37%, 온라인 장터 시장의 81.9%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사이버 유통공룡’의 등장에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장터 1, 2위 업체인 G마켓과 옥션이 한 배를 타게 돼 사실상 시장 독점 형태가 굳어진 만큼 서비스 저하는 물론이고 독점적 지위를 악용한 판매 수수료 인상 등으로 결국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온라인 장터에서 G마켓과 옥션을 제외하면 SK텔레콤이 운영하는 11번가가 6%의 시장을 점유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거래를 중개해주는 온라인 장터는 소비자 권익 보호에 취약한 유통업태”라며 “특정업체의 독과점 지위가 굳어진다면 소비자 권익 보호에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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