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물오른 코스닥 펀드, 물에 빠지진 마세요

  • 입력 2009년 4월 18일 02시 58분


코스닥 급등에 펀드도 고공행진

올해 평균 수익률 50%대

코스피보다 변동성 커 주의를

상장지수펀드는 거래량 살펴야

올해 들어 코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코스닥 종목에 60% 이상 투자하는 코스닥 펀드의 수익률도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말 332.05에서 이달 16일 497.52로 50%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8.87% 올랐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20% 떨어졌다.

코스닥지수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코스닥 펀드의 수익률도 덩달아 높아졌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6일 기준 코스닥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51.24%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18.41%)을 약 33%포인트 웃돌았다.

올해 들어 설정된 코스닥 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 형태로, ‘한국KINDEX코스닥스타 ETF’와 ‘KStar코스닥엘리트30 ETF’ 등이 있다. 한국KINDEX코스닥스타 ETF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코스닥스타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현재 서울반도체, SK브로드밴드, 태웅 등이 편입 상위종목에 올라 있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신운용 이성민 인덱스운용팀장은 “ETF 수수료가 저렴한 만큼 이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대부분 단기매매를 한다”며 “그러나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우량한 코스닥 상장종목들을 편입한 만큼 장기투자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ETF에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은 거래량이다. ETF의 장점은 수수료가 낮고 주식매매처럼 원하는 시점에 환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래량이 적으면 ETF의 상장이 폐지될 우려가 있고, 투자금액이 컸다면 매수자가 적어 환매가 용이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ETF를 제외한 코스닥 펀드는 대부분 설정액이 10억 원 내외이다. 19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 거품 때 설정된 상품이 많아 그동안 환매가 많이 됐기 때문이다. 하이Vision포트폴리오코스닥혼합펀드는 설정액이 5억 원, 푸르덴셜코스닥혼합펀드는 설정액이 7억 원에 그친다. 그만큼 펀드 전문가들은 최근 수익률만 보고 코스닥 펀드에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대우증권 이병훈 펀드리서치파트장은 “설정액이 적은 펀드는 나중에 유동성이 떨어져 수익률이 나빠질 수 있으며, 코스닥지수는 코스피에 비해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서 설정액이 적고 몇 달간 자금유입이 없었던 펀드는 자본시장통합법상에 신규 등록하지 않고 청산하는 방안을 자율 결의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이 파트장은 “만일 과거 코스닥 펀드에 가입해 지금까지 수익을 올렸다면 반등 기회를 이용해 환매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파트장은 “지금 코스닥지수가 크게 오른 것은 유동성 장세 때문인 만큼 향후 어느 정도 더 상승할지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며 “코스닥 개별종목과 코스닥 펀드의 상승 추세가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펀드는 향후 투자자의 환매요청 등에 원활하게 대응하기 위해 코스닥 종목뿐 아니라 유동성이 좋은 코스피 우량주도 일부 편입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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