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 1분기 선방
세계 점유율 확대 예상
휴대전화 ‘빅5’ 가운데 노키아와 소니에릭손이 사상 최악의 실적을 최근 발표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표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업계의 세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1일, 삼성전자는 24일 각각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노키아와 소니에릭손의 부진=노키아는 16일 올해 1분기에 9320만 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노키아의 분기 판매대수가 1억 대를 밑돈 것은 2007년 2분기(4∼6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포인트 하락한 36.6%인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전화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2% 줄어든 61억7300만 유로(약 10조741억 원), 영업이익은 34.7% 감소한 6억4200만 유로(약 1조1170억 원)에 그쳤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노키아는 프리미엄 제품군 영역에서 삼성전자 등 경쟁사보다 취약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향후 실적도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니에릭손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1450만 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시장점유율이 6%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17억 유로(약 2조958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고 2억9300만 유로(약 5098억 원)의 손실을 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소니에릭손이 2000명 규모의 추가 감원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소니에릭손은 지난해에도 실적 부진을 이유로 2000여 명을 감원한 바 있다. 30일 실적을 발표할 모토로라 역시 극심한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업계는 선전=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휴대전화 시장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국내 업계의 판매량도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거나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시장점유율은 올라간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1분기 4630만 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해 점유율을 사상 최고치인 19%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LG전자도 2230만 대로 지난해보다 판매량은 소폭 줄었지만 점유율은 9.2%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계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은 환율 효과와 함께 풀터치스크린폰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대투증권 권성률 애널리스트는 “노키아의 부진을 틈타 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유럽 시장에선 LG전자가 선전(善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