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차 고집… 高임금… 투자소홀… 美 빅3 실패에서 배워라

  • 입력 2009년 4월 22일 02시 57분


“성공의 덫에 빠지지 말라.”

LG경제연구원은 21일 ‘자동차 빅3의 실패로부터 배우는 교훈’이란 보고서에서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미국 ‘빅3’는 수익성에 매몰돼 대형차 중심의 차종 포트폴리오를 고수했다가 시장 대응 유연성을 잃게 됐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빅3는 ‘큰 차일수록 수익이 많이 남는다’는 이유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픽업트럭처럼 연료 효율성은 낮고 가격이 높은 대형 차종에만 주력해 오다가 지금의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이 보고서는 “유가 급등과 환경 문제 등으로 소형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요구는 증가했지만 빅3는 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소형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미국 시장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또 보고서는 빅3의 과중한 임금 및 복리후생 지출이 현금 흐름의 악화를 초래했고, 매출 감소와 비용 부담이 자금 압박으로 이어져 미래를 위한 투자를 위축하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포드와 GM의 시간당 노동비용은 각각 71달러와 73달러지만, 일본 업체의 평균은 49달러에 불과해 이런 차이가 결국 시장 경쟁력의 큰 차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빅3의 실패를 통해) 기업의 성공은 기업 스스로를 ‘성공의 덫’의 희생양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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