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매운맛’이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농수산물 무역정보에 따르면 2008년 한국의 매운맛을 대표하는 국산 고추의 수출액은 1258만 달러(약 168억5720만 원)로 전년에 비해 규모가 10.9% 늘었다. 같은 기간 마늘의 수출액도 117만 달러로 무려 292.1%나 뛰었다.
이 같은 흐름은 경기침체가 심화된 올 들어서도 여전하다. 올해 2월까지 고추의 수출 누적 규모는 260만599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3만5807달러에 비해 약 42% 늘었다. 마늘은 올해 2월까지 누적 수출 규모가 10만1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1130달러에 비해 약 373.3%나 증가했다. 마늘의 수출 증가율이 특히 높은 이유는 일본 시장에서 중국산 마늘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aT 측은 설명했다.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한국산의 수요가 늘었다는 것.
고추가공품인 고추장도 올해 2월까지 누적 수출 실적이 222만7349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2만9140달러에 비해 67.6% 증가했다.
고추 마늘 등 매운맛을 내는 식재료는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증가율이 두드러진 반면 고추장은 호주와 대만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호주와 대만의 고추장 시장은 최근 교포들을 중심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aT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종전에는 교포시장을 중심으로 고추와 마늘 등이 팔렸으나 최근에는 엔고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들이 늘면서 일본에 돌아가서도 한국의 매운맛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