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향방 가를 삼성전자 실적에 쏠린 눈

  • 입력 2009년 4월 23일 02시 58분


내일 올 1분기 실적 발표

대폭 흑자땐 증시 상승세 탈듯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주춤거리는 가운데 24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올 1분기(1∼3월) 실적발표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실적이 증시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의 움직임이 지난해 1분기 실적 발표 전후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3월 중순을 바닥으로 4월 중순까지 24% 상승했다. 1분기 실적이 좋을 것이란 분위기가 영향을 끼친 덕분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도 3월 초순을 바닥으로 4월 초순까지 28% 반등한 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춤하는 상태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한 뒤에 이 회사의 주가는 5월 중순까지 15.6% 추가 상승했다. 이런 현상이 올해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의 이경수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000억∼3000억 원 수준에 이르면 시장에서는 이를 ‘어닝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이면서 지난해와 같은 주가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시장이 예상하는 적자를 뛰어넘어 흑자를 낼 가능성은 휴대전화 부문의 실적에 달려 있다. 최근 발표된 LG전자의 휴대전화 영업이익은 2626억 원에 달했다. LG전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9%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19%의 시장을 점유한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부문 영업이익은 55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은 낮은 데 비해 주가는 너무 올라 최근 들어 투자자들이 매수를 미루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24일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반적인 정보기술(IT) 분야의 이익 전망치가 다시 상승하면 한국 증시 전체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13배 수준에서 11.5배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싼지 비싼지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PER는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PER가 낮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것으로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PER가 높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뜻이다. 즉 시장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 등 IT업체의 이익 전망치가 높아지면 평균 PER도 낮아져 국내 주식의 가격이 비싸다는 부담감이 사라진다. 이 연구원은 “만약 국내 증시의 평균 PER가 11.5배까지 떨어지면 이는 이머징마켓의 평균 수준으로 올 초 국내 증시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을 계기로 국내 증시의 가격 부담이 줄어들면 다시 매수세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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