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화장품 가격, 원가의 최고 6배 ‘바가지’

  • 입력 2009년 4월 23일 02시 58분


유명 수입 화장품들이 수입원가보다 최고 6배까지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임두성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2008년 화장품·향수 표준통관예정보고’ 자료에 따르면 수입 화장품과 향수의 국내 유통가격이 통관가격에 비해 3∼6배 높았다.

일본 화장품 ‘SK-Ⅱ 화이트닝 소스 덤 데피니션’(50mL)은 개당 2만9133원(22.41달러·1달러는 1300원 기준)으로 수입된 후 시중에서는 5.6배 비싼 16만3000원에 팔려 가격 거품이 가장 심했다. 프랑스 화장품 ‘시슬리아 콘센트레 에클라’(30mL)는 수입원가가 10만8173원(83.21달러)이지만 41만 원에 팔리고 있다. 향수 중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돌체앤가바나 라이트블루 오트 투알렛’(50mL)이 1만3416원(10.32달러)에 수입된 후 5.9배 비싼 7만9000원에 팔려 원가 대비 가장 비쌌다.

화장품 수입 실적은 2006년 3억400만 달러에서 2008년 7억1900만 달러로 약 2.4배 증가해 불황에도 꾸준히 수입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의원은 “우리나라의 화장품 기술 수준이 높은데도 고가의 수입 화장품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은 국산 화장품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나라 경제가 어려운 만큼 사치성 수입품 구매를 자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SK-Ⅱ의 수입유통사인 한국P&G 관계자는 “수입 자동차 등 다른 업계에서도 통관원가에 운송비, 인건비, 마진 등이 붙어 소비자가격이 책정되는데 유독 화장품만 이슈가 되고 있다”며 “최근 환율을 따져보면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더 비싸게 팔리는 제품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P&G 관계자가 예로 든 수입자동차는 수입면장에 기재된 원가에 20∼30%의 마진을 붙여 판매된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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