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지역 각축 치열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수도권에서 재개발, 재건축사업 물량을 따내려는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는 시장 침체로 지분 시세가 떨어지고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지난해 말과는 사뭇 다른 상황으로 일반 분양시장에 이어 재개발, 재건축사업도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4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를 조사한 결과 주택경기 회복의 기대감 등으로 3월보다 7.6포인트 상승한 80을 나타내 21개월 만에 80 선을 회복하면서 5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7일 밝혔다.
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시공사 선정을 준비 중인 곳은 재개발 38곳, 재건축 32곳이다. 특히 재건축은 올 2월 말부터 시공사 선정 가능 시점이 종전의 사업승인인가에서 조합설립인가로 앞당겨지면서 수주 물량 자체가 크게 늘었다. 건설업계는 이 가운데 사실상 시공사가 내정된 몇 곳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이 5월 이후 순차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개발, 재건축 수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서울 성북구 석관1구역, 노원구 상계4구역, 구로구 개봉1구역, 관악구 신림3구역, 인천 부평구 청천2구역 등 5개 재개발구역의 시공권을 따냈다. 현대건설도 올 들어 인천 부평구 부평2구역,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 1-1구역, 인천 청천2구역, 서울 영등포구 신길3구역 등 4개의 재개발사업과 경기 구리 수택1지구 재건축사업 등 5곳을 수주했다.
도심 접근성이 좋아 올해 건설사들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마포구 아현뉴타운 내 염리3구역에서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재개발, 재건축사업에 관심이 커지면서 전통적 주력지역인 서울 강남은 물론 뉴타운 수혜가 예상되는 강북지역으로까지 사업 참여가 늘고 있다”며 “신규 분양시장에 비해 조합원 물량이 확보돼 사업 안정성이 높은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SK건설 관계자는 “과거처럼 업체 간 흑색선전이나 비방전은 많이 줄었지만 같은 가격에 공원 등 주민 편의시설을 더 고급스럽게 지어주겠다고 하는 등 ‘차별성’에 중점을 두고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