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많은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신규시장 개척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다가올 호황에 대비해 위기 상황에서 공격경영에 나서는 기업도 적지 않다. 웅진코웨이도 그런 기업 중 하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서 미국인들에게 아직 낯선 제품인 비데 시장을 키우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 “불황은 시장 개척의 적기”
웅진코웨이는 1∼3일 미국 애틀랜타의 조지아 월드 콩그레스 센터에서 열린 ‘주방·욕실산업전시회(KBIS·Kitchen & Bath Industry Show)’에 참가해 자사 제품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KBIS에는 전 세계 1000여 개 업체에서 5만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가했으나 올해에는 600여 개 업체에서 3만여 명만이 참석했다. 이에 따라 전시장 수가 당초 계획된 3개 동에서 2개 동으로 줄었다. 1년 새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든 데다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확산되면서 출장 취소가 잇따른 탓이다.
하지만 올해로 세 번째 KBIS에 참가한 웅진코웨이는 이번 행사를 통해 미국 진출에 가속도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웅진코웨이는 2007년 로스앤젤레스에 미국 법인을 설립하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월풀, 제너럴일렉트릭(GE), 보슈앤드지멘스, 로스 등 대형 기업들과 거래해 왔다.
이인찬 웅진코웨이 해외사업본부장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새로운 시장을 적극 개척해놔야 다가올 호황에 껑충 뛰어오를 수 있다”며 “지난해 80억 원에 불과했던 미국 매출액을 올해는 273억 원으로 높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웅진코웨이의 지난해 총 매출액인 1조3195억 원에 비하면 미국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의 비데, 정수기, 음식물 처리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는 게 이 회사의 판단이다.
○ “미국 비데시장 성장 가능성 커”
1일 KBIS 웅진코웨이 부스 정면에는 15대의 비데가 전시돼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정수기보다 훨씬 더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유명 주방·욕실 제품 생산회사인 콜러도 이번 행사에서 처음 비데를 선보였고 일본 회사 토토 역시 비데 전시에 역점을 둔 모습이었다.
비데는 미국에서 아직 인지도가 낮은 제품이다. 미국에서 비데의 주 고객층은 한국인과 프랑스인, 러시아인, 중동인 정도다. 국내 비데시장이 연간 약 60만 대로 추정되는 데 비해 미국의 비데시장은 7만 대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인들은 비데를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것을 불결하게 여기는 데다 대부분의 오래된 주택에는 욕실에 전기가 들어가지 않아 비데를 설치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는 우선 비만 인구를 겨냥해 비데시장을 키울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비만한 사람들이 용변을 본 후 뒤처리를 혼자 하지 못해 돈을 내고 도우미를 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욕실을 리노베이션하는 가정도 마케팅 공략 대상이다. 또 블로그 마케팅을 진행하고 각종 세미나를 열어 비데 사용의 편리함과 청결함을 알릴 예정이다. 화려한 가전제품을 선호하는 한국인들과 달리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미국인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비데 옆면의 버튼을 모두 없애고 리모컨을 추가했다.
김홍래 웅진코웨이 미국법인장은 “비데를 사용하면 휴지를 아껴 삼림을 보호하고, 정수기는 페트병 사용을 줄이며, 음식물 처리기로는 하수 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인들에게 웅진코웨이가 친환경 제품(green goods)을 생산하는 기업이라고 적극 알리는 마케팅 전략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틀랜타=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패션과 경영/외부의 최고와 손잡는 루이뷔통
외부 인사에게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얻어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 바꾸는 콜래보레이션(협업)이 패션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패션계의 악동 마크 제이콥스는 루이뷔통의 디자이너로 뽑힌 후 그래픽 아티스트 스티븐 스프라우스와 손잡았다. 이를 통해 명품 가방에 스프라우스의 장난스러운 글자를 가득 그려 넣은 ‘그래피티 백’이 탄생했다. 그래피티 백의 외양은 루이뷔통 가방에 글자를 더한 것뿐이지만 이 작은 변화로 젊은 세대는 루이뷔통을 ‘엄마와 할머니가 좋아하던 브랜드’가 아닌 ‘내가 갖고 싶어 하는 브랜드’로 여기기 시작했다.
WIN(Women In iNnovation)은 지금보다 남녀차별이 훨씬 심했던 시절에 남성과 경쟁해 리더 자리에 올라선 국내외 기업 여성 임원들의 모임이다. WIN 회원인 손병옥 푸르덴셜 부사장, 조화준 KTF 전무 등은 “남자들과 업무량이 똑같다면 업무의 질을 1.5배로 높이고 질이 똑같으면 업무량을 1.5배로 늘려야 성공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유리 천장이 생긴 데에는 여성들도 책임이 있다며, 자신에게 필요할 때는 여성성을 앞세우고 그 반대일 때는 남녀평등을 이야기하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