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장관 ‘뚝심’의 리더십

  • 입력 2009년 5월 11일 02시 57분


車산업 지원책 엇박자 출발
청와대-재정부 꾸준히 조율
세금감면 효과 차판매 급증

부처 간 엇박자를 내면서 ‘실패한 정책’으로까지 꼽혔던 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이 예정대로 1일부터 시행됐다. 지금까지 시장의 반응은 좋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노후차 세금 감면’이 되면서 판매가 4월보다 10∼3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를 이끄는 이윤호 장관(사진)의 ‘주가’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이 정책을 처음 발표할 당시 지경부의 일솜씨가 매끄럽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 장관은 3월 26일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자동차산업 지원책을 발표했는데 그날 오후 청와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자동차 업계도 “설익은 정책 발표로 자동차 판매가 단기적으로 급감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약 보름 후 지경부가 일부 내용을 보완한 확정안을 발표했을 때도 기획재정부와 손발이 맞지 않았다. 이 장관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하는 이야기마저 나왔다.

하지만 이 장관은 처음 뼈대를 끝까지 유지하면서 재정부 등 관련 부처 및 청와대와 꾸준히 조율했다. 5월 1일로 못 박은 정책 시행시점에 맞추기 위해 속도를 냈고, 국회 통과도 이끌어냈다. 초기 혼선 과정에서 상당한 비판이 있었지만 이 장관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은 변함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릇을 씻다 보면 깨질 수도 있다’는 대통령의 지론에 비춰 보면 이 장관은 열심히 노력하는 장관이기 때문.

산업계에서 이 장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비판론자들은 핵심 경제부처의 수장으로서 존재감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특히 지난해 말 실물경제 위기감이 한국 경제 전반에 퍼지고 있을 때 “지경부의 리더십이 느껴지지 않는다”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이 없다” 등의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장점도 많다. LG 출신이면서도 삼성과 현대 등 다른 기업들에 거부감을 주지 않는 등 ‘인화(人和)능력’이 뛰어나다. 현장을 중시하는 태도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경부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2월 장관 취임 이후 일주일에 평균 1.8회 산업현장을 찾았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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