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생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4개월 동안 연인원 수십만 명을 동원해 전국 식당 및 음식 제조업체의 식품첨가물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7626건의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이 가운데 30명을 구속하고 모두 6708만 위안어치의 식품첨가물 등을 압수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멜라민 파동 이후 위생부 등 9개 부서가 합동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왔다.
이날 공개된 10개의 악덕 사례는 다소 충격적이다. 베이징(北京) 시와 후베이(湖北), 푸젠(福建), 광둥(廣東) 성에서는 과다 복용할 경우 중추신경계와 신장 등을 손상시키는 ‘취소산칼륨’을 함유한 빵을 적발했다. 취소산칼륨은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화학물질로 업자들은 빵 모양을 예쁘게 만들기 위해 사용했다.
또 면 요리로 유명한 간쑤(甘肅) 성 란저우(蘭州) 시내 전역 분식점에서 432개의 면 요리를 표본 조사한 결과 94개(21.76%)에서 가루비누 성분이 나왔다. 이 분식점들은 가루비누를 이용해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켰다.
안후이(安徽) 성 하오저우(豪州)에서는 공업용 염료로 발암물질인 ‘수단레드’를 섞은 고춧가루가 적발됐다. 또 안후이 성 우한(武漢)의 한 공장은 피혁 제품을 만들다 남은 가죽 자투리로 식품첨가제 중 하나인 젤라틴을 만들다가 들통이 났다. 젤라틴은 사탕이나 아이스크림 등을 만들 때 많이 쓰인다. 이 공장은 또 같은 설비를 통해 공업용 젤라틴과 식용 젤라틴을 함께 생산하기도 했다.
마약 성분도 발견됐다. 광둥, 장시(江西), 쓰촨(四川),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 등의 일부 업체에서는 양귀비 씨앗을 이용해 조미료를 생산 또는 사용하다 적발됐다. 이 조미료는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火鍋) 재료에 많이 쓰였다.
또 광둥 성에서는 색깔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 유황 증기로 고추를 찌다 적발됐다. 이 밖에 장쑤(江蘇)의 한 음료회사는 ‘과일 맛 음료’에 금지 첨가물을 넣고 아동과 청소년의 신체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표기했다.
위생부 관계자는 “앞으로 2년간 집중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인이 지난해 가장 많이 마신 ‘캔 음료’ 시장 1위 상품이자 판매액 기준 시장 점유율 24.6%를 차지한 ‘왕라오지(王老吉)’에서도 허가받지 않은 물질이 발견돼 위생부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