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이렇게 공부를 했으면 박사 학위를 두 개는 받았겠다. 뭐 이리 배울 게 많아.” 철없는 아이는 아빠가 시험을 보지 않아 좋겠다고 하지만 급변하는 세상을 따라잡기 위해서 직장인들도 대학생 못지않게 공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표류하지 않고 직장생활을 하려면 지식이 아닌 사고능력을 키워야 한다.
9주 동안 수학 실력을 2배로 올린다는 ‘구주이배’ 학습법은 다음 네 질문의 머리글자이기도 한데 단순하지만 그 내용만큼은 강력하다. ‘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주어진 것은 무엇인가’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나’ ‘배운 것은 무엇인가’. 곧 특정한 문제를 푸는 요령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 자체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구주이배가 아니더라도 좋은 기업은 직원들에게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쳐 업무처리에 활용하도록 만든다.
포스코는 6시그마를 쉽게 수정한 약식 품질관리 QSS 기법을 현장에 정착시켰다. 포스코 직원이라면 품질관리의 기본사고는 모두 가지고 있는 셈이다. 컨설턴트라면 대부분 미시(MECE)라는 분석방법을 알고 있다. 이처럼 직원들에게 특정한 사고방식을 가르치면 의사소통이 빨라지고 성과도 함께 향상된다.
우리 회사에는 정해진 사고방식이 없다며 실망할 것 없다. 다음 두 가지 질문만 잘해도 생각의 힘이 늘어날 것이다. ‘왜 그렇지’라는 질문으로 원리에 다가가고 ‘그래서 어떻게 하지’라는 질문으로 배운 것을 활용할 방법을 찾는다. 백화점과 달리 대형마트의 주차장은 대부분 지상에 있다.
그 이유를 아는가. 스스로 ‘왜 그렇지’를 거듭 묻다 보면 대형마트가 싼값에 제품을 팔기 위해 환기와 조명 비용이 적게 드는 지상 주차장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음으로 ‘그래서 어떻게 하지’를 자문하다 보면 ‘종업원 없이 손님이 직접 반찬을 집어가도록 한 식당’과 같은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휴잇어소시엇츠가 선정한 2009년 한국 최고의 직장에 속한 직원들은 ‘관리자들이 시간을 내 부하직원이 성과를 내도록 돕는다’라는 항목에 57%가 동의했다. 나머지 회사는 이 질문에 37%만이 동의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지식과 정보가 일용품처럼 흔해진 시대다. 이런 지식과 정보를 꿰어 통찰력 있는 가치를 만드는 것이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리더들이 오늘부터 노력해야 할 일이다.
김용성 휴잇어소시엇츠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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