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In&Out]기업가정신은 ‘결핍-격차’서 나온다

  • 입력 2009년 5월 15일 02시 56분


많은 중소기업들이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에선 중소기업들이 기존 사업영역에 더욱 충실하면서 변화하는 시대정신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준비해야 한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기업 환경변화는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는 회색지대와 황혼시기, 혼돈시대 등으로 표현되듯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은 리스크관리와 함께 창조성으로 다양한 시도와 실험(Experiment)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한다.

둘째는 고객수요의 다변화와 사용자의 참여확대를 들 수 있다. 사용자들은 이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기업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채널을 갖게 됐다. 이와 함께 사용자들은 구매자에서 정보제공자, 나아가 일부 산업에선 혁신자(Users as Innovators)로서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셋째는 사업의 가치사슬에서 분화와 네트워킹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은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전문화하면서 스피드와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다양한 외부원천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자원부족을 이유로 능동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을 많이 본다. 미래의 환경변화와 사업기회를 바라보는 비전이 있다면 이런 부족과 결핍, 격차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으로 극복할 수 있다.

기업가정신이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나 능력에 구애받지 않고, 기회를 포착해 사업을 추진하는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이다. 기업가정신만 있다면 위기와 내부자원 결핍은 오히려 혁신의 필요성을 높여 새로운 기회를 탐색·포착하게 하며, 부족한 자원은 네트워킹을 통해 외부에서 조달하도록 하고, 참여자들에게는 창출된 가치를 공정하게 배분하도록 한다. 이처럼 기업가정신은 풍요가 아닌 결핍에서 출발한다.

6·25전쟁이 큰 고통을 가져왔지만 잘살기 위해 모두 함께 뛰지 않으면 안 되는 여건을 만들었듯 혹은 외환위기가 기업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선의 계기가 된 것처럼 현 경제위기도 기업가정신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업가정신은 뒤집기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배 종 태 KAIST 경영대 교수 (중소기업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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