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노후의 자산관리는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이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즉, 금융자산을 잘 관리해서 노후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이와 달리 한국은 나이가 들수록 대부분의 자산을 부동산으로 가지고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가계의 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이 40대에는 80%, 60대쯤 되면 85%로 늘어나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전체 자산 관리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렇다고 부동산시장에 이런 관점이 확립된 것도 아니다. 부동산시장에서도 자산관리의 개념은 부동산의 시설이나 임대관리로 이해되고 있고 가계자산 전체의 포트폴리오라는 관점에서 다뤄지지는 않는다.
내 집 마련을 하는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주거공간을 이용한다는 사용가치의 관점에서 보기보다 내 집의 가격이 향후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시장가치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변화에 민감하다. 그런데 사실 주택가격 변동은 집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이득의 반쪽일 뿐이다. 즉, 가격 상승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가격차익이지만 집이 주는 실제 이득은 이러한 가격변화만이 아니라 그 사용가치를 포함한다. 즉, 임대하지 않고 자가 거주를 하는 경우도 기회비용으로서 소득이득이 암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1억 원인 집에 자기가 거주하고 있다면 남에게 빌려줘서 얻을 수 있는 임대소득을 포기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소득부분을 자신의 전체 소득에 포함해야 한다. 즉, 1억 원의 가치를 지닌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1억 원을 투자하고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자가주거로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집값의 변동은 이득을 볼 수도 있으나 반대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따라서 40대 이상 우리나라 중년층 가정은 지금 어떤 주거 선택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은퇴 이후 노후생활이 좌우되는 상황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매매 거래가 증가하면서 다시금 자신이 살아야 할 주택의 크기나 지역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전과 같이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막연하게 목돈을 묻어둔다는 생각으로 주택을 매입해서는 곤란하다. 이전과 달리 주택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그 증가율은 둔화될 것으로 보이며, 더욱이 대형 평형은 가격이 하락할 위험도 있다. 향후 도래할 인구 감소, 특히 주택의 주요 구매계층이던 중년층 인구비중의 감소와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른 부동산가치의 하락경향 등을 고려할 때 비싸고 큰 주택이 무조건 더 큰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은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는 주택처럼 전형적인 장기투자 자산은 자신의 전체 자산구성과 향후 노후 은퇴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
이상영 부동산114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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