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읽기]美주택지표-선행지수 증시호재 될까

어떤 기업이나 산업이 급성장할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주식시장이다. 기존의 매출 구조나 산업 규모 자체가 한 단계 상승할 가능성이 보인다면 주가도 이에 반응하며 움직이기 때문이다. 해당 산업의 어떤 긍정적인 변혁이 진행되고 있으면 주가는 그 이전의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부터 매우 큰 폭으로 상승한다.

외환위기 이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급성장한 정보기술(IT) 산업이나 제네릭(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복제약)이라는 신시장이 열리면서 급성장을 시작한 제약산업,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성장한 여행업,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설비투자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봤던 조선, 기계, 철강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종목, 업종의 수익률도 상상을 초월한다.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2005년 8월 사상 최고가였던 6만 원대를 상향 돌파한 이후 2년 반 만에 10배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제네릭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한미약품의 주가도 2003년 말 사상 최고치였던 2만 원대를 넘어선 이후 2년 만에 여섯 배가 올랐다. 따라서 항상 신고가 또는 사상 최고가 경신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특히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이 온갖 분석을 동원해 1년 내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대형 종목이 신고가를 기록한다면 그건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와 엔씨소프트에 눈길이 간다. 특히 주가 상승의 밑바탕에 있는 사연에 더 관심이 많다. 주가 상승 이유가 각각 유럽계 자동차 회사에 납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 신규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에 주식시장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성공한다면 산업의 규모나 주가 모두 새로운 단계로 올라설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업종의 대표주이니만큼 자동차 부품 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종의 대표주이지만 게임산업보다는 중국의 소비 영향력에 더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종목군, 이미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이에 해당된다.

국내외 증시는 급등 이후 소강 국면에 들어섰다. 금융위기가 진정됨에 따라 지난해 하락했던 주가의 상당 부분이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는 경기지표가 될 것이다. 잘나가던 미국 증시가 주춤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이던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게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번 주 관심을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지표는 미국의 주택지표다. 또한 미국의 4월 경기선행지수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는 경기 전반의 흐름을 대변해 주는 지표로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달에도 긍정적으로 나타난다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