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는 잦아들었지만 전 세계적인 실물경제의 회복까지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미국 뱅크오브뉴욕멜런의 크리스토퍼 스터디 수석부사장 겸 아태지역 총괄회장(사진)은 20일 “뱅크오브뉴욕멜런은 미국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자본 확충이 필요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대출 부실이 상대적으로 적고 유동성 자산이 풍부해 다행스럽게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뱅크오브뉴욕멜런은 34개국에서 약 19조500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종합 금융회사로 국내에는 은행 부문과 자산운용 부문이 진출해 있다.
미국 금융당국은 7일 19개 금융회사의 자산 건전성을 확인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뱅크오브뉴욕멜런은 JP모간체이스 등 9개 은행과 더불어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본자기자본비율(Tier 1)이 조사 대상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는 “미국 주요 은행들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치며 금융시장은 최근 빠르게 안정되고 있지만 실물경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의 주택경기 관련 지표가 바닥을 확인했다고 발표되고 있지만 또 다른 중요한 지표인 실업과 소비는 여전히 악화되는 것이 그 근거.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의 회복 속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스터디 수석부사장은 “외부에서는 한국이 외환위기를 한 차례 겪으면서 이번 위기에 더 슬기롭게 대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한국이 외화유동성을 적시에 확충하는 등 적절하게 대응해 파장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유럽과 달리 미국 내 부실 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적고 중국 등 주요 무역 대상국의 회복이 빨라 미국이나 유럽 시장보다 빠르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