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 “신세계보다 싸게 와인 판매”

  • 입력 2009년 5월 22일 02시 56분


내달 34개 품목 정찰제… 가격인하 선전포고

롯데백화점이 다음 달부터 일부 와인을 신세계백화점보다 싸게 팔 예정이다. 신세계가 최근 와인수입회사인 신세계L&B를 설립해 시작된 국내 유통업체들의 ‘와인 가격 인하 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21일 할인행사를 없애는 대신 정상가격을 낮추는 일종의 정찰제인 ‘그린 프라이스 제도’를 다음 달부터 34개 와인 품목에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롯데주류와 롯데아사히주류 등 와인 수입 계열사를 통해 롯데만 취급하는 독점상표(NPB) 와인을 다수 개발하기로 했다. 10월부터는 프랑스 바롱 필리프 드 로칠드사(社)가 랑그도크 지역에서 생산하는 ‘카라바(Carabas)’ 와인을 3만, 4만 원대로 독점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롯데백화점에서 현재 17만 원에 팔고 있는 샤토 탈보(2006년)는 10만50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신세계가 이달 7일부터 ‘국내 최저가’를 내세우며 책정한 10만9000원보다 4000원 싼 가격이다.

신세계가 이달 초 “국내 와인 가격의 거품을 빼겠다”고 공언한 이후 다른 백화점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신세계가 샤토 무통 로칠드(2001년)를 69만 원에 팔기 시작하자 현대백화점은 106만 원에 팔던 이 와인의 가격을 최근 신세계와 같은 수준으로 내렸다. 한 와인수입사 대표는 “신세계가 일부 값비싼 와인 몇몇 품목의 가격을 후려쳐 전체 와인이 싼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중소 와인수입사들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L&B는 7일부터 14일까지 신세계백화점에서 800여 병(하루 평균 500만 원), 이마트에서 8000여 병(하루 평균 1000만 원)을 팔았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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