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개국에 350개 가맹점
지식산업으로 인정 받아
프랜차이즈 신화 창조
집무실에 닭 모형 700개 빼곡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54)을 만나기 위해 14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본사를 찾았다. 약속시간인 오후 3시, 비서진은 윤 회장이 잠시 짬을 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들어선 그의 집무실은 과연 BBQ그룹 회장의 방다웠다. 목각부터 유리세공, 금세공까지 크기와 종류가 다양한 닭 모형 700여 개가 가득했다.
잠시 후 집무실로 들어온 윤 회장에게 인사를 건넸다. “점심식사를 이제 하셨네요.” “경영하는 사람이 밥 먹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나요”라며 호탕하게 웃는 윤 회장은 최근 한국능률협회(KMA)가 주관하는 ‘2009 한국의 경영자상’을 수상했다. 앞서 3월에는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 프랜차이즈 산업이 미래 신성장동력
“프랜차이즈를 중요한 산업 분야로 인정해 줬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윤 회장은 잇단 수상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동안 프랜차이즈가 산업으로서 제 대우를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 인식도 좋지 않았지요. 하지만 이제는 무형의 지식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윤 회장은 세계 55개국으로 뻗어나간 BBQ 브랜드를 국부(國富)를 창출할 신성장동력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0년까지 전 세계에 5만여 개 가맹점을 개설해 BBQ그룹을 세계 1위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세우겠다는 게 목표다. 윤 회장은 “성장속도를 비교하면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기업인 맥도널드가 20년 만에 이룬 성과를 우리는 10년 만에 이뤘다. 이 속도라면 2020년에는 맥도널드를 제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도 그럴 것이 1995년 첫발을 내디뎠던 BBQ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우며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첫해인 1995년 16개 가맹점으로 8억 원의 매출을 올린 BBQ는 5년 만에 가맹점 1200개로 매출 2390억 원을 올리는 회사로 급성장했다. 현재는 3400여 개 가맹점을 운영하며 8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런 윤 회장도 올해는 어려움이 많은 시기라고 했다. “전 세계적인 불황이니까요.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지만 실물 경제에는 그 여파가 이제 드러나고 있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로 보면 30% 정도 매출이 떨어졌어요.”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일부 가맹점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맛이라는 건 지적재산권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인식이 부족해요. 해외에서는 가맹점이 모든 경영 노하우와 브랜드를 받는 조건으로 본사에 로열티를 내지만, 한국에서는 기대할 수 없죠. 그러다 보니 본사와 가맹점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풍토 때문에 BBQ그룹은 가맹점에서 로열티를 받는 대신 공동구매, 공동물류, 공동마케팅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 육류 유통 사업으로 확장할 것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더 공격적 경영을 할 겁니다. 직원들에게도 위기가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하지요.” 윤 회장은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벗어나 육류 유통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육류 유통 전문 자회사 ‘GNS맘앤팜(M&F)’을 설립했다. 이달 말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맘앤팜 직영 정육점을 오픈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쌓아온 육류 구매와 유통 노하우로 정육점 가맹사업에도 나서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도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요즘 다른 외식 업체나 제과 업체들도 매장을 카페처럼 꾸미잖아요. 저희 BBQ 매장도 좀 더 쾌적한 인테리어로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기존 매장이 한 33m²(약 10평) 정도였다면 규모도 2배 정도 늘리고 분위기도 카페처럼 산뜻하게 꾸미고요.” BBQ 전국 매장 1850곳 가운데 200곳이 카페로 리모델링을 했는데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올해 안에 BBQ카페를 7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윤 회장은 해외사업도 대폭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55개국에 350개 점포를 냈습니다. 해외 가맹점에서는 로열티를 받고 있는데, 외식 업계에서 무형의 지식상품을 팔아 로열티를 받는 곳은 저희가 유일합니다. 가맹점을 1000개까지 늘리면 내년에만 로열티 수입이 100억 원에 이를 겁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