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쇠고기 수입제한 대응… 美, 中-日에 무역제재 검토

  • 입력 2009년 5월 24일 02시 54분


USTR “한국은 신중 접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 과학적인 근거 없이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입을 규제하는 일부 국가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시장 완전개방 문제에 대해서는 당장 압박을 가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커크 대표는 이날 워싱턴에서 미육류수출협회(USMEF)가 주최한 조찬모임 연설을 통해 “광우병 등 최근 발생한 질병을 이유로 미국산 육류 제품을 규제하는 것은 과학적인 정당성이 없으며 심각한 무역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입을 제한하는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에 대해 상응한 무역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수입 등 한국의 시장개방 확대 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한편 USMEF 조엘 해거드 수석 부회장은 이에 앞서 21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수출현황이 결코 만족스러운 상황은 아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진전되길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해거드 부회장은 특히 USMEF는 한미 FTA 처리와 연계해 쇠고기 협상을 재개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할 의사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해거드 부회장은 “한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어떤 움직임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는 현재 허용된 수준에서 한국 소비자의 수용성을 높이는 게 과제이며 단기적인 도전과제는 현재 한국의 수입 조건하에서 우리의 수출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의 쇠고기 수출 이익집단과 무역정책 책임자가 한미 FTA와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문제를 연계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