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中企수출 도우미 활약
2년새 20만달러 MOU 도와
“히잡을 쓴 이슬람 여인에게 고데기를 팔기 위해 직접 머리손질 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너무 많이 시연을 해서 머릿결이 손상된 것 같아요.”
인하대 재학생들이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히잡을 쓴 여인들에게 고데기를 판매한 마케팅 전략이 화제가 되고 있다. 히잡을 쓴 이슬람 국가의 여인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머리카락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 고데기가 필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생들이 그들을 상대로 고데기를 판매한 것이다.
인하대생들로 구성된 글로벌 무역전문가양성(GTEP) 사업단은 15∼19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국제미용박람회에 참가했다. 단원들은 고데기를 판촉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말레이시아 여인들 앞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직접 시연을 해 보였는데 남편과 함께 박람회장을 찾은 여인들이 남편을 졸라 즉석에서 고데기를 구입했다는 것.
이 같은 단원들의 마케팅 전략으로 박람회 기간 히잡을 쓴 여성 바이어들이 계속 고데기 제조회사인 영지산업의 헤어 관련 샘플용 제품을 구매하면서 지속적인 거래를 약속했다. 영지산업의 마케팅을 담당한 이인희 씨(22·경제학부 4년)는 “한국의 우수한 제품을 세계 어느 나라에도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이슬람권 시장을 개척해 이슬람 여성들의 히잡을 벗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은나노 제품, 네일 제품, 헤어아이언 제품이 현지 바이어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어 샘플로 가져간 제품을 현장에서 모두 판매해 3000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300건에 달하는 상담실적을 달성했다.
인하대 GTEP 사업단의 탁월한 마케팅 역량 발휘는 이번만 아니다. 2007년 7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총 14회에 걸쳐 104명이 해외박람회에 참가해 인천, 경기지역 중소기업 수출을 도왔다. 2008년 11월 19∼22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박람회에서는 산학협력 기업인 ㈜현진교역의 기능성 거울을 5400달러어치 수출 계약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금까지 인하대 GTEP 사업단은 해외 박람회 현장판매를 통해 8000달러어치의 제품을 판매했으며 20만 달러 상당의 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말레이시아 국제미용박람회에 수출상담과 판매를 인하대 GTEP 사업단에 위임한 실버렉스㈜의 최영철 사장은 “제품 개발에 몰두하는 바람에 해외 수출에 신경 쓸 틈이 없었는데 GTET 사업단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평소에도 바이어의 수출 상담 등을 인하대 GTEP 사업단 단원들 덕분에 수출 관련 업무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기업지원과 최창현 팀장은 “인하대 GTEP 사업단은 해외 마케팅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천지역 중소기업에 해외 바이어 발굴과 시장 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다른 시도보다 사업실적이 좋고 중소기업도 인하대와 산학협력을 원하고 있어 시 차원에서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하대는 지난 2년간 교육성과가 우수해 인천지역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지식경제부 GTEP 양성사업에 다시 선정돼 2012년까지 인천지역 중소기업 수출을 돕게 된다. 사업단을 지도하고 있는 박민규 교수(법학부)는 “실무 중심의 대학교육과 현장경험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단원들의 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대학과 기업이 함께 양성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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