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몰래 접근해 체포 ‘방범로봇’ 개발

  • 입력 2009년 5월 28일 02시 59분


도둑의 눈을 피해 살금살금 다가간 뒤 한번에 잡을 수 있는 똑똑한 방범로봇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이범희 교수팀은 방범로봇이 웅크리거나 그늘에 숨어서 도둑에 접근할 수 있는 은신주행기법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지금까지 개발된 방범로봇은 도둑이 들면 가능한 한 빨리 도둑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도둑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는 먼저 방범로봇이 도둑에게 들키지 않고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

이 교수팀은 방범로봇이 카메라나 센서로 도둑의 위치와 이동경로를 파악한 뒤 장애물 뒤에 몸을 숨긴 채 반경 2m 안에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시뮬레이터를 제작해 검증한 결과 방범로봇은 도둑에 들키지 않고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이 방범로봇에 그물을 던지거나 가스총을 쏘는 기술만 더해지면 보안요원 대신 활용할 수 있다”며 “스파이 위성을 파괴하거나 관제탑의 비행기 이착륙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15일 일본 고베에서 열린 ‘국제로봇자동화학회’에서 발표됐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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