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상승률은 강남권 추월
“수요 탄탄… 매수세 이어져”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에 이어 비(非)강남권 ‘버블세븐’ 지역도 이달 들어 지난해 금융위기 직전 가격을 90% 이상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데 대한 반등 효과와 함께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자 더 늦기 전에 버블세븐 지역에도 집을 사려는 대기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매물 귀해지자 매도호가 올라가
2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와 동아일보가 목동을 포함한 양천구, 경기 분당과 평촌신도시, 경기 용인시 등 비강남권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의 3.3m²당 가격을 조사한 결과 4곳 모두 이달 들어 지난해 9월 가격의 90∼94%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천구는 3.3m²당 가격이 1895만 원으로 지난해 9월 3.3m²당 2007만 원의 94% 수준에 이르렀다. 평촌신도시는 1371만 원으로 지난해 9월(1479만 원)의 93%, 용인시는 1026만 원으로 지난해 9월(1133만 원)의 91%, 분당신도시는 1716만 원으로 지난해 9월(1899만 원)의 90%를 각각 회복했다.
분당신도시는 매수 대기자가 많지만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분당 서현동 시범한양 아파트 109m²는 지난해 말만 해도 4억5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5억8000만∼6억2000만 원으로 올랐다. 서현동 시범삼성한신 106m²는 올 초 5억2000만 원 정도에서 이달에는 6억5000만∼7억 원 선으로 올라 고점이었던 2006년 말(8억 원)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정자동의 파크뷰 등 인기 단지는 매물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서현동 해내밀 공인중개사무소 이효승 사장은 “1∼3월에 시범삼성한신아파트 30평형대 25건이 한꺼번에 거래되는 등 단기간에 대기수요자가 몰리자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도 대부분의 단지에서 올 초 대비 10∼20% 오른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신봉동 신봉자이 2차 109m²는 지난해 말 3억1000만 원 정도로 저점을 찍은 뒤 올 1월 3억5000만 원을 거쳐 이달에는 4억2000만 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평촌신도시는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올 초보다 적게는 1500만 원에서 많게는 7500만 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 목동 일부 단지 1월보다 1억 원 이상 올라
강남권 상승률을 넘어서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목동 아파트 가격은 0.55% 올라 송파구(0.42%)와 강남구(0.19%)보다 상승폭이 컸다. 일부 단지는 올 1월보다 1억 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2단지 99m²는 올 초 7억7000만∼8억 원에서 이달 들어 8억2000만∼9억 원으로, 목동신시가지 3단지 116m²는 같은 기간 8억7000만 원에서 10억8000만 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올 1월 입주를 시작한 목동트라팰리스는 주택 크기에 따라 2억6000만∼4억2000만 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가 유보되자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비강남권 버블세븐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PB센터의 박합수 부동산 팀장은 “호가 위주로 가격이 오른 강남권과 달리 목동, 분당신도시는 상대적으로 실수요가 탄탄한 편이어서 꾸준히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