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를 거쳐 18개 국내은행과 외화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를 다시 체결하면서 은행별 연간 중기 대출 목표금액을 낮추고 목표비율 위주로 평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은행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한 것은 은행이 ‘양적 목표’에 얽매여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다 보니 부실화가 우려되고, 중소기업을 갓 벗어난 중견기업은 상대적으로 소외된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18개 국내은행의 연간 중기 대출 순증 목표는 기존의 37조 원에서 32조 원으로 낮아졌다. 금감원은 또 은행이 목표금액을 못 채우더라도 목표비율을 채웠으면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은행의 전체 대출 증가액 가운데 중기 대출이 차지해야 하는 비율은 시중은행 45%, 지방은행 60%로 기존과 동일하다. 대신 은행이 정부기관에 빌려주는 돈은 전체 대출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만큼 ‘분모’가 줄어 은행이 목표비율을 맞추기가 수월해지는 효과가 있다. 기업은행의 목표비율은 87.6%에서 77%로 낮아졌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