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환율효과 줄었다, 서비스업 수출에도 눈 돌리자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2∼4월 석 달간의 경상수지 흑자 145억 달러는 수출입 규모가 작년보다 20% 이상 줄어든 상태에서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 덕에 가능했다. 4월에는 고환율 효과가 크게 줄면서 흑자도 전달보다 22억 달러 감소한 42억 달러에 그쳤다. 5월 흑자는 30억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내수가 회복되면 수입이 늘어나 지금까지의 불황형(수출입 동시 감소형) 흑자가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환율효과의 약발이 사라지는 만큼 가격 이외의 수출경쟁력 확충이 시급하다.

특히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서비스산업 수출을 늘려야 한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2003년 74억 달러에서 작년 167억 달러로 증가했다. 그렇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 서비스산업 생산성은 제조업의 절반 수준이지만 오히려 성장가능성이 높아 잘만 하면 키울 여지가 많다.

서비스산업을 제대로 육성하면 고용문제 해결에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다. 1990년 이후 15년간 제조업에서 일자리 67만 개가 사라진 반면 서비스산업에선 640만 개가 생겼다. 서비스산업은 우리 경제의 숙제인 내수 확대를 위해서도 긴요하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고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수출경쟁력에 비해 뒤떨어진 서비스 분야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 서비스 수출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몫은 작년에 1.98%로 10년째 정체 상태다. 10년 전까지 우리와 비슷했던 중국은 일본(3.86%)에 육박하는 3.70%로 무섭게 성장했다. 우리도 올해 본격 시작된 의료관광을 비롯해 정보기술(IT)과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 등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면 승산이 있다. 고성(古城)으로 유명한 헝가리의 작은 국경도시 쇼프론은 치과병원 200곳의 값싸고 수준 높은 치료로 외국인 ‘치아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10여 년 만에 이루어낸 성과다.

취약한 사업서비스 분야를 비롯해 서비스산업 규제를 대폭 풀어 신종 서비스가 생겨나게 해야 한다. 정부는 서비스 선진국이 이미 하고 있는 것처럼 서비스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원하고 업종별 업체별 해외시장 공략을 밀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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