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국민소득 3분기째 감소

  • 입력 2009년 6월 6일 02시 56분


국민소득이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올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미약하나마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실질소득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GDP가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수출과 내수의 감소를 정부가 지출을 크게 늘려 상쇄시킨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5일 올해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226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0.2% 감소해 지난해 3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7%가 줄어 역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실질 GNI는 국민들이 생산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을 실질 구매력으로 나타내는 지표. 이 수치가 마이너스면 그만큼 국민들의 구매력이 떨어져 호주머니 사정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GDP보다는 GNI에 좌우된다.

1분기 GDP는 전분기보다 0.1% 성장해 한은이 4월에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은 ―4.2%로 속보치(―4.3%)에 비해 0.1%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속보치 발표 이후 입수한 산업생산지수, 서비스업활동지수 및 금융기관 등의 분기 결산자료 등을 추가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GDP가 소폭이나마 상승했지만 GNI가 감소한 것은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여 오는 급여 및 이자수익 등을 뜻하는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8000억 원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의 금리가 하락하면서 외환보유액 및 민간의 해외채권에 대한 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한편 1분기 GDP가 플러스로 돌아선 데는 정부 지출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영택 한은 국민소득팀장은 “정부의 조기 재정지출에 따른 성장기여도는 1분기에 0.6%포인트로 지난 2년간 평균인 0.2%포인트의 3배에 이른다”며 “정부 지출이 예년 수준이었다면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6%,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5.4%로 나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수출이나 내수는 아직 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가 뿌린 돈의 힘으로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을 면한 것이다.

실제 1분기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11.2% 하락해 속보치보다도 1.6%포인트 낮게 나왔다. 민간소비도 전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