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 고유가시대 다시 오나

  • 입력 2009년 6월 6일 02시 56분


WTI 올 들어 54% 치솟아

두바이유도 전반적 상승세

하반기 65달러 안팎예상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있다. 곧 시작될 하반기(7∼12월) 평균 유가는 상반기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어느 수준까지 치솟을지 주목된다.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지표가 되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4일(현지 시간) 배럴당 68.8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WTI 가격은 올해 들어 54%나 올랐다. 특히 장중 한때 전날보다 5.3% 오른 69.90달러까지 상승해 배럴당 70달러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한국이 가장 많이 도입하는 두바이유 현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0.89달러 떨어진 66.83달러였지만 2월 19일 40.10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뒤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유가 급등에 세계는 긴장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 유가가 오름세를 탈 것으로 보고 4일 고유가 대비 에너지수요관리대책을 내놨다. 하반기 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상반기 평균보다 배럴당 10달러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내린 조치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상반기 배럴당 평균 유가는 50달러 선, 하반기에는 55∼65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올 하반기 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8.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국제유가가 이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e메일 리포트를 통해 WTI가 내년에 배럴당 100달러 가까운 9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말까지는 유가가 85달러 선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위기가 완화되고 있다”며 “공급 부족이 눈앞에 놓인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압둘라 엘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도 유가가 올해 말 70∼7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너무 오르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유가가 급등했지만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급등 쇼크는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시장연구실장은 “금융 부문이 취약한 상황에서 유동성이 풀려 유가가 오른 것으로 봐야 한다”며 “실물 경기가 당장 회복되기 힘들기 때문에 유가가 계속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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