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1층에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수입한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제품 진열대 안쪽 공간에는 호텔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파우더 룸을 만들어 세안과 메이크업 제품을 테스트해 볼 수 있게 했다.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2층 라운지는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을 수 있도록 여유롭고 깔끔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단장했다. 개인 카운슬러와 마주 앉아 친환경 미용 상담을 받으면서 편안하게 손발 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네이처 리퍼블릭’도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자연 태초의 생명력을 담아낸 화장품’이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방문객에게 심어주고 있다. 이 회사는 모든 기초 스킨케어 제품에 특유의 ‘MD워터’ 성분을 쓴 점에 착안해 인테리어 디자인의 기본 줄거리를 만들었다. MD워터는 청정 지역인 남태평양 폴리네시아의 푸른 산호초 부근 해수를 정제해 얻은 것이다.
매장 간판에 새겨 넣은 커다란 물방울 모양이 바로 이 MD워터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다. 간판뿐 아니라 매장 내부 곳곳에서 이런 물방울 모양의 아이콘 패턴을 찾아볼 수 있다. “모든 자연의 시작인 물 속에 녹아들어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 공기를 인테리어 모티브로 삼아서 브랜드가 가진 의미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려 했다”는 설명이다. 공간을 채색하는 주요 색상으로 짙은 녹색을 쓴 것도 순수한 심해(深海)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다.
산과 바다 등의 웅장한 자연 풍경을 모노톤 사진에 담아낸 매장 내부 벽의 대형 액자는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화장품 브랜드 숍의 전형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방식은 제품 패키지나 CF 모델의 비주얼을 크게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제품을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으면서 자연의 풍경을 담은 사진을 사용해서 절제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더페이스샵’은 ‘고급스러운 자연주의’를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의 주요 개념으로 내세웠다. 나무를 써서 제작한 가구 등 다양한 소품을 들여 놓고, 실내 공간 조명도 밝은 흰색 대신 따뜻하고 은은한 빛깔을 선택해 시각적으로 편안한 공간을 만들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