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ESIGN]화장품 매장, 도심속 자연 정원으로 변신

  • 입력 2009년 6월 8일 02시 50분


화장품 업체들은 각 지역의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깨끗하고 순수한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유기농 자연주의 화장품 멀티숍을 표방한 서울 중구 명동 ‘온뜨레’는 친환경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도심 속 매장 디자인을 추구했다. 단순히 화장품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20여 종의 차(茶)와 다양한 서적 등 유기농 관련 제품을 방문객이 직접 사용해 보는 복합 문화 공간을 마련한 것. 제품을 진열한 선반은 은은한 빛깔의 자작나무로 만들었다. 매장 구석구석에는 크고 작은 허브 화분을 놓아 자연의 느낌을 더했다.

매장 1층에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수입한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제품 진열대 안쪽 공간에는 호텔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파우더 룸을 만들어 세안과 메이크업 제품을 테스트해 볼 수 있게 했다.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2층 라운지는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을 수 있도록 여유롭고 깔끔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단장했다. 개인 카운슬러와 마주 앉아 친환경 미용 상담을 받으면서 편안하게 손발 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네이처 리퍼블릭’도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자연 태초의 생명력을 담아낸 화장품’이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방문객에게 심어주고 있다. 이 회사는 모든 기초 스킨케어 제품에 특유의 ‘MD워터’ 성분을 쓴 점에 착안해 인테리어 디자인의 기본 줄거리를 만들었다. MD워터는 청정 지역인 남태평양 폴리네시아의 푸른 산호초 부근 해수를 정제해 얻은 것이다.

매장 간판에 새겨 넣은 커다란 물방울 모양이 바로 이 MD워터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다. 간판뿐 아니라 매장 내부 곳곳에서 이런 물방울 모양의 아이콘 패턴을 찾아볼 수 있다. “모든 자연의 시작인 물 속에 녹아들어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 공기를 인테리어 모티브로 삼아서 브랜드가 가진 의미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려 했다”는 설명이다. 공간을 채색하는 주요 색상으로 짙은 녹색을 쓴 것도 순수한 심해(深海)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다.

산과 바다 등의 웅장한 자연 풍경을 모노톤 사진에 담아낸 매장 내부 벽의 대형 액자는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화장품 브랜드 숍의 전형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방식은 제품 패키지나 CF 모델의 비주얼을 크게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제품을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으면서 자연의 풍경을 담은 사진을 사용해서 절제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더페이스샵’은 ‘고급스러운 자연주의’를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의 주요 개념으로 내세웠다. 나무를 써서 제작한 가구 등 다양한 소품을 들여 놓고, 실내 공간 조명도 밝은 흰색 대신 따뜻하고 은은한 빛깔을 선택해 시각적으로 편안한 공간을 만들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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