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4개월째 동결… 언제 올릴까

  • 입력 2009년 6월 12일 03시 03분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2.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기준금리를 5.25%에서 2.0%로 빠르게 떨어뜨렸던 한은은 3월 이후 4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동결을 이미 예상한 금융시장이 이 발언에 더 주목하면서 채권금리가 급등했다. 한은이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작된 급속한 경기 하락이 일단 멈춘 것으로 판단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언제 금리를 다시 올릴지를 놓고 다양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 “부동산, 원자재 값이 변수”

한은은 금통위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최근 국내 경기가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에 힘입어 내수부진이 완화되고 생산활동이 호전되는 등 하강을 멈춘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주요 선진국의 경기부진으로 성장 하향의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환율과 주가 등 가격변수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와 시중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경제지표를 봐도 경기가 급속한 추락은 멈췄지만 여전히 확실한 회복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보다 0.1% 늘었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없었다면 ―0.6%의 역성장을 했을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 채권 금리 급등… 금리 전망 엇갈려

이성태 총재는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대해 “세계 경제가 지난해 말 생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괜찮다고 보이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시기도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수 있다”며 “세계 경제 회복이 시작되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변화가 있다면 한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은의 경기 판단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자 당장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매물이 쏟아지면서 채권금리가 급등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9%포인트 오른 4.97%로 장을 마쳤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22%로 0.18%포인트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경기와 금융시장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인정했다”며 “이르면 11월에 금리인상이 시작돼 내년에는 기준금리를 3.5%까지 추가로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하반기 경기 호전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을 들어 금리인상에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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