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發 감원, 생각보다 적었다

  • 입력 2009년 6월 12일 03시 03분


1497개 상장사“환란때 후유증”… 반년간 인력 0.78% 줄여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원 공포가 직장인들을 덮쳤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직원 수를 거의 줄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비교 가능한 1497개 기업(전체 상장사 1730개)의 올 3월 말 현재 종업원 수는 109만6121명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해 9월 말(110만4738명)보다 8617명(0.78%) 줄었다. 기업 규모가 큰 코스피 상장사의 인력 감소폭은 ―0.25%로 중소기업 위주인 코스닥 상장사(―3.30%)보다 더 작았다.

채용을 늘린 곳도 있었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시와 경북 구미시에 공장을 증설하면서 직원이 지난해 1만8055명에서 올해 2만526명으로 2471명(13.7%) 증가했다. SK에너지(5.27%) 포스코(1.43%)도 직원이 늘었다.

한국경제연구원 박성준 선임연구원은 “외환위기 당시 기업들이 대규모로 인력을 감축하면서 핵심 인재를 잃고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훼손된 경험을 떠올려 감원을 최소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때와 달리 대기업과 금융회사의 도산이 거의 없었던 데다 정부가 ‘일자리 나누기’ 정책을 적극 편 것도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임시직과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서는 일자리가 계속 줄고 있어 고용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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