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후 급히 팔면 중과세 50%
분양권 상태로 매도해야 절세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이미 주택 한 채를 보유하고 있는 박모 씨(65)는 2년 전에 용인시 흥덕지구에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 입주 날짜가 다가오면서 잔금을 치러야 하는 박 씨는 고민이 많다. 무리한 대출로 분양을 받은 상황에서 자금 형편도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씨는 적당한 웃돈(프리미엄)을 받고 분양권을 그냥 팔아야 할지 아니면 무리해서라도 아파트를 취득한 뒤에 가격 변동을 지켜보면서 둘 중 한 채를 처분할지 검토 중이다.
만약 박 씨가 형편상 대출을 받기 부담스러워 분양권을 양도할 생각이라면 잔금을 치르기 전에 분양권 상태로 양도하는 것이 좋다.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마친 뒤 부동산으로 양도할 때와 비교해 양도세 차가 크기 때문이다. 격차가 큰 것은 박 씨가 잔금을 치르기 전에 분양권으로 양도하면 분양권 보유기간이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양도일까지 2년이 넘게 되므로 일반세율(6∼35%)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씨가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마친 뒤에는 분양권이 아니라 주택으로 여겨지는데 주택의 보유 기간은 잔금을 치른 날부터 계산된다. 따라서 박 씨가 잔금을 치른 뒤 급히 아파트를 양도하게 되면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단기매매로 보아 50%의 중과세율이 적용돼 뜻하지 않은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다. 만일 잔금을 이미 치른 상태에서 아파트를 팔아야 한다면 최소 2년은 지나서 팔아야 한다. 취득 뒤 1년 안에 양도하면 50%, 2년 이내 양도하면 40%의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박 씨가 아파트를 2년 이상 보유한 뒤 양도하게 되면 주택 2채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행히 흥덕지구에 있는 아파트를 특례기간(2009년 3월 16일∼2010년 12월 31일)에 취득했기 때문에 50%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로 과세된다.
박 씨가 부동산 가격 동향을 살핀 결과 용인의 아파트를 파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새 아파트를 취득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양도해야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잔금 청산일로부터 2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은 주택 한 채와 함께 곧 입주를 앞두고 있는 조합원 입주권을 가지고 있다면 또 다른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만일 박 씨가 용인시의 집과 다른 지역에 재건축 조합원 입주권을 가지고 있다면 우선 관리처분계획 인가일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2006년 1월 1일 이전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입주권이라면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수지 아파트를 먼저 양도해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 이후에 인가를 받았다면 입주권도 주택 수에 포함해 2주택자가 되므로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어떤 집을 먼저 양도하더라도 2010년까지는 일반세율이 적용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박 씨가 어떤 주택을 계속 보유할 것이냐에 따라 절세방안이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투자가치를 판단해 양도할 주택을 신중히 결정한 뒤 그에 맞는 적절한 양도시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최용준 미래에셋증권 세무컨설팅팀 세무사
정리=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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