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색 계’ 속 여주인공 탕웨이(湯唯). 개봉 후 그녀의 요염한 춤사위보다도 더 화제가 됐던 것은 다름 아닌 그녀의 겨드랑이 털이었다.(그 당시 인터넷 포털에 탕웨이를 치면 연관 검색어로 ‘겨드랑이 털’이 떴을 정도다) 탕웨이도 용서받지 못한 ‘털’, 털 날리지 않는 2009년 여름을 위해 이번 주 동아일보 마이 위크엔드에서는 털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꼭 비싼 돈 주고 시술을 받지 않더라도 집에서도 시중 제품으로 말끔하게 제모할 수 있다. 단 부작용 없이 전문가처럼 제모하려면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선택 1. 습식 면도기
습식 면도기는 넓은 부위를 한 번에 깔끔하게 밀 수 있어 편하지만 면도날에 베어 상처가 날 수 있는 게 흠이다. 피부 표면이 더러우면 면도 후 모공에 트러블이 생길 수 있으므로 습식 면도기 사용 전엔 꼭 피부를 깨끗이 하자. 쉬크에서 선보인 ‘쿼트로4 우먼’은 세계 최초로 여성용 습식 면도기에 4중 날을 달아 밀착력과 절삭력을 끌어올렸다. 알로에와 비타민이 함유된 윤활밴드는 면도 시 손상되는 피부를 보호한다. 또 자유롭게 움직이는 스윙헤드가 피부 굴곡을 따라 밀착돼 부드럽고 기분 좋게 제모할 수 있다. 면도기는 보관용 행어와 셰이빙 젤을 포함해 9900원이다. 질레트 ‘비너스 브리즈’는 특별 고안된 ‘셰이브젤 바’가 부착돼 있어 셰이빙 크림이나 비누 등을 사용하지 않고 면도하려는 부위에 물만 적셔서 제모할 수 있다. 만약 면도 후 피부가 화끈거린다면 먼저 찬물로 진정시킨 후 무(無)알코올 스킨이나 보습 에센스, 수분크림 등을 발라주면 좋다.
○ 선택 2. 왁싱
왁싱은 모근까지 제거하지만 편한 만큼 통증이 따른다. 피부에 젤을 바르고 거즈를 덮은 후 굳으면 떼어내는 젤 타입과 테이프 형태의 스트립 패치 타입으로 나뉜다. 젤이나 테이프 모두 떼어낼 때 피부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털이 난 반대 방향으로 단숨에 떼어내야 덜 아프다. 비트 ‘왁스 스트립’은 모근까지 제거해 최장 4주간 효과가 지속되는 제품으로 장기간 여행이나 출장 시에 유용하다. 일반 피부용인 소프트닝 라인과 건성 피부용 모이스춰라이징 라인, 그리고 예민한 피부를 위한 센시티브 라인으로 나뉜다. 왁싱 후엔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 선택 3. 제모크림
제모크림은 털을 녹이는 방식으로 많은 양의 털을 한꺼번에 제거할 수 있는 데다 통증도 없다. 다만 파마약 같은 역한 냄새가 흠이라면 흠. 일반적으로 1주일에 한 번씩 사용하면 되는데 피부가 예민해질 수 있으니 겨드랑이나 비키니 라인과 같은 민감한 부위보다는 팔이나 다리에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따뜻한 스팀타월로 먼저 모공을 열어준 뒤 크림을 바르고 내장된 스틱을 이용해 털이 난 반대 방향으로 밀어주면 된다. 이니스프리 ‘헤어 리무벌 크림’은 물로 닦아낼 수 있어 간편하고 피부 자극이 적은 편. 피부 진정 효과가 있는 민트 및 알로에 추출물, 감초 파우더가 들어있다. 일동제약에서 생산하는 ‘니크린’은 표피층 털까지 없앤다. 베이비오일과 피부연화제 및 보습제가 들어 있어 피부를 촉촉하고 탄력 있게 가꾸기에 좋다. 제모할 부위에 크림을 충분히 바른 뒤 문지를 필요 없이 5∼10분 후 젖은 수건이나 물로 닦아내면 된다.
○ 선택 4. 제모기
전기제모기는 모근에서 체모를 뽑아내는 방식으로 제모 효과가 한 달 이상 지속된다. 족집게 10개가 동시에 털을 뽑아내는 듯한 통증과 제모 부위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닭살이 되는 것이 단점. 다행히 최근 나오는 제품들은 헤드가 피부를 마사지해 주는가 하면 달아오른 살을 식혀주는 쿨링 패드가 붙어 있다. 필립스전자가 올 4월 선보인 ‘사티넬 아이스 프리미엄’은 4주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사용하면 체모량을 5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빠르게 회전하는 ‘제모 데스크’가 길이 0.5mm 이하의 잡기 힘든 잔털도 무리 없이 제거한다. 또 음파 마사지 시스템에 피부 진정 효과가 있는 알로에 베라 성분을 넣어 민감성 피부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제모기는 물기를 완전히 닦고 크림이나 로션을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해야 한다. 제모기 사용 전에 털을 1cm 이하로 미리 잘라 주는 것이 편하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