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은]안전자산 국고채 팔고 재투자 모색

  • 입력 2009년 6월 19일 02시 56분


원자재 펀드 관심 ‘부쩍’… 환헤지 걱정 없는 골드바 매입도

연초부터 금리 하락에 대비해 국고채 등의 안전자산에 투자했던 부자들은 최근 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 국고채를 매각하고 재투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물론 아직 투자수익률이 좋은 일부 달러표시 국내기업 발행 해외채권의 경우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뤄지기도 한다. 올해 봄 연 15% 수준의 수익률을 자랑하던 달러표시 국내기업 발행 해외채권은 최근 예상 연수익률이 9% 이하로 떨어졌고 매물도 많지 않아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정적인 투자성향의 부자들은 은행들이 올해 말에 예금금리를 올릴 것을 기대하며 올해 말로 만기를 맞춰 단기예금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부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투자 분야는 원자재다. 원자재 투자는 주로 펀드를 통해 하고 있다. 원자재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비롯해 글로벌상품지수, 농산물지수, 글로벌 금가격, 원유가격에 투자하는 펀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원자재펀드는 대부분 달러화로 투자되기 때문에 환헤지 내용을 확인한 뒤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달러에 대해서는 향후 약세를 점치는 전망이 많아 대부분 환헤지를 하고 있다. 일부 고객은 골드바를 국내에서 직접 구입하기도 한다. 수수료가 없고 환헤지 문제 등 펀드처럼 고민할 거리가 많지 않다는 게 장점이다. 확실하게 실물을 갖고 있으면서 인플레이션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투자전략이다.

인플레이션 시대를 앞둔 투자방안으로 국내 부동산을 선택하는 자산가도 많다.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목적도 있지만 최근의 부동산가격 상승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가격상승에 따른 차익을 거두려는 것이 더 큰 목적이다. 또 은행의 저금리에 만족할 수 없는 자산가들이 임대수익 쪽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최근에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재건축아파트, 상가, 빌딩 등의 가격이 단기간에 많이 올라가면서 투자시기를 놓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자산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민이 늘어나면서 전문가에게 투자실행에 대한 상담을 요청하는 횟수도 증가하고 있다.

요즘 투자 분위기가 연초 대비 많이 개선됨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놓칠까 다양한 투자세미나를 열고 있다. 기업들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 등의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공모가 활성화되고 유상증자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부자들은 많은 금융회사로부터 다양한 투자정보를 제공받으면서 투자에 열을 올린다. 공모주나 BW 등에 직접 투자하기도 하고 사모펀드 형태로 투자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선호하는 펀드는 공모주와 실권주에만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나 채권 비중이 50% 이상 되면서 공모주, 실권주, BW, CB 등에 골고루 투자해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는 혼합형 펀드다. 주식시장의 횡보가 지속되고 있어 직접 주식투자보다는 안정적이면서 시장수익률을 상회할 수 있는 투자상품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해외주식형 펀드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다시 과세할 경우를 대비해 환매시기를 고민하는 이가 많다. 최근에 수익률이 꾸준히 회복하고는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펀드가 높은 손실률을 보이고 있어 환매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최봉수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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