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까지 해외에서 삼성전자의 제품은 일류 대접을 받지 못했다. 디자인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그 뒤로 삼성전자는 디자인경영센터를 설립했고,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런 노력 덕택에 삼성전자는 2000년대 들어 세계적 디자인상을 단골로 수상하는 기업이 됐다.
저자들은 21세기 기업의 성장 키워드로 ‘디자인’을 내세우며 디자인노믹스(Designomics)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들은 CI(Corporate Identity)를 새롭게 만드는 작업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투자 결과와, 영국에서 디자인상을 받은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평균적으로 더 높다는 조사 결과 등을 소개하면서 “디자인이 경제를 주도하는 핵심 원동력임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한다. ‘시공능력’보다 ‘디자인상 수상’ 경력을 앞세우는 건설회사 광고, 디자인 전담 부서 설치가 유행처럼 번지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최근 동향 등을 소개했다.
코카콜라는 1900년대 초 허리 부분이 잘록한 녹색 병을 선보였다. 이 6온스 반짜리 병은 큰 인기를 끌었고, 코카콜라의 상징이 됐다. 경영진은 다른 병을 추가로 만드는 일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1939년 펩시콜라가 12온스 병을 내놓았을 때도 코카콜라 경영진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냉장고가 널리 보급되면서 용량이 큰 펩시콜라의 매출이 급증하자 사정은 달라졌다. 코카콜라는 1955년 10온스, 12온스, 26온스짜리 병을 내놓았다.
코카콜라 사장을 지내고 맥도널드, 하인즈, 홈디포 등 일류 기업의 경영에 참여했던 저자가 들려주는 실패 사례 가운데 하나다. 그는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실패에 이르는 10가지 습관’을 정리했다. 모험을 하지 않는 것, 자기 자신을 격리시키는 행위, 한 치의 오류도 없는 사람인 척하는 것, 외부 컨설턴트를 무조건 믿는 것,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