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하이브리드채권 잘 익은 금리 제대로 따려면…

  • 입력 2009년 6월 20일 02시 59분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 중반으로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지급하는 하이브리드채권(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자본 확충을 위해 채권 발행을 늘리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이달 22일부터 26일까지 전국 영업점에서 3000억 원 규모의 하이브리드채권 사전 예약을 받는다. 발행일은 29일이고 금리는 연 5.95%로 이자는 3개월 단위로 지급된다. 만약 1000만 원을 투자한다면 3개월마다 약 12만5800원(세후 기준)을 받고 만기 때 원금 1000만 원을 돌려받게 된다. 1000만 원 이상 100만 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

만기는 30년이지만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신한은행이 콜 옵션(되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기 때문에 ‘만기 5년 상품’으로 생각해도 무리가 없다. 만약 5년 뒤 콜 옵션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시장이 신한은행에 유동성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신한은행은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리스크를 안게 된다. 신한은행 측은 “지금까지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하면서 5년 뒤 콜 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수협은행은 이달 24일까지 하이브리드채권을 전국 영업점에서 판매한다. 금리는 연 6.10%로 1000만 원을 넣는다면 3개월마다 세후로 이자 12만9020원을 받고 만기 때 원금 1000만 원을 받게 된다. 1000만 원 이상 100만 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 만기는 30년이지만 5년 뒤 수협은행이 콜 옵션을 행사하면 투자자가 중도에 찾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채권은 현 시점에서는 상대적으로 고금리가 지급되지만 만기가 길어 오랜 기간 돈이 묶인다는 단점이 있다. 그만큼 나중에 금리가 오를 때 금리 상승 혜택을 보지 못하는 ‘기회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뜻이다. 신한은행 김은정 PB팀장은 “앞으로 금리가 오를 텐데 확정형 상품에 넣으면 손해 아니냐고 묻는 고객이 많다”며 “하지만 정기예금 금리를 연 3.25%로 가정하고 매년 1%포인트씩 오른다고 간주했을 때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연 5.95%인 하이브리드채권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현금이 필요해 하이브리드채권을 중도 상환해야 한다면 은행 직원에게 하이브리드채권을 팔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 이 채권을 살 투자자를 찾아 양·수도 계약을 하면 된다. 하이브리드채권은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며 만약 나중에 발행 금융기관이 파산한다면 후순위채보다도 채권 회수 순위가 밀린다.

후순위채는 현재 일부 저축은행에서 판매되고 있다. 금리는 연 8%대로 높은 편이다. 후순위채는 기업이 파산하면 채권 회수가 뒤로 밀리는 채권이므로 무조건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기보다 발행 금융기관의 신용도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일부 재테크 전문가는 하이브리드채와 후순위채에 투자해 받은 이자를 주식형 펀드로 굴리는 방식의 투자를 권하기도 한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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