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재난대비 통합통신망 경제성 없다”

  • 입력 2009년 6월 20일 02시 59분


지난해 3월 중단된 국가통합지휘무선통신망(국가통합통신망) 사업이 결국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테트라(TETRA·유럽 표준) 방식의 주파수공용통신(TRS)망을 이용한 국가통합통신망 사업의 타당성 재조사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최종결론을 내렸고,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 등 관련부처에 이를 보고했다. 타당성 재조사의 최종결론을 몇 차례나 미뤄 온 KDI가 결국은 사업 백지화를 권고함으로써 국가적 재난에 대비한 통신망 구축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본보 5월 20일자 A13면 참조

▶통합재난통신망 6년 허송세월… ‘대구지하철 참사’ 벌써 잊었나

KDI가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국가통합통신망 사업의 편익비용비율(BCR)은 0.75로 분석됐다. BCR가 1이 넘지 않는다는 것은 국가통합통신망 구축에 드는 총사업비에서 재난피해절감액을 빼더라도 기존의 통신망을 유지할 때보다 비용이 더 크다는 뜻이다. 국가통합통신망을 재추진할 경우 2009∼2018년 10년간 1조3076억 원(이하 현재가치 기준)이 들지만 같은 기간 재난피해절감액은 4086억 원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추산했다.

KDI의 권고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통합통신망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우선 재난안전실 산하에 ‘재난안전망 추진팀’(가칭)을 꾸리기로 하고 인선작업에 돌입했다. 10명 안팎으로 구성될 추진팀은 연말까지 새로운 사업계획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행안부 한 관계자는 “TETRA 방식의 통합통신망 사업은 사실상 재추진이 어렵게 됐다”며 “그러나 재난 관련 통신망을 통합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 지적된 사항을 개선해 새로운 사업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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