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넘버원이니까요."
18일 오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중심가에 위치한 고급 쇼핑몰인 '퍼시픽 플레이스'내 전자제품매장. 소피얀 부(副)매니저에게 "왜 LG 제품이 매장 입구에 배치돼 있느냐"고 묻자 이런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LG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TV, 에어컨, 세탁기 등이 특히 인기가 있다"며 "LG는 인도네시아 소비자가 좋아하는 성능을 제품에 잘 반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체감 순위'는 객관적인 시장 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세계적 시장점유율 조사 기관인 Gfk에 따르면 올 4월말 현재 LG전자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LCD TV(29.3%), LCD 모니터(37.0%), 오디오(30.0%), 에어컨(34.0%), 세탁기(25.0%)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우정완 LG전자 인도네시아법인 관리담당 부장은 "인도네시아를 '포스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선두주자로 판단하고 꾸준히 투자하고 정성을 들인 결과"라고 말했다. 초절전 냉장고, 조류독감 예방 에어컨, 현지인의 기호가 반영된 중저음 사운드 TV 등 몇몇 제품의 히트만으로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LG전자가 인도네시아에 마련한 생산공장 2곳에서 채용한 현지 직원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4883명에 이른다. 특히 1997, 1998년 외환위기 때 일부 글로벌 기업은 시장 철수를 결정했지만 오히려 LG는 대(對)인도네시아 투자 규모를 그대로 유지했다. 1990∼2008년 총 투자액이 2억2000만 달러(약 2816억 원)이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LG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LG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LG전자는 인도네시아에 78개 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탄탄한 유통망도 확보한 상태이다. 지역본부 역할을 하는 지방영업소가 21개, 직영서비스센터 46개, 위탁서비스센터 131개, LG와 거래하는 소매상이 1204곳이나 된다. 현지 관계자들은 "이 정도 유통망을 갖춘 글로벌 기업은 LG와 일본 샤프 정도뿐"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LG전자는 인도네시아의 열악한 학교에 컴퓨터와 에어컨을 기증하는 '러브 스쿨'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전개해왔다"며 "생산, 판매유통, 사회공헌의 3박자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컨트리 마케팅'의 대표적 성공사례"라고 밝혔다. LG전자 인도네시아법인은 LG그룹의 혁신 활동 평가 대회인 'LG스킬 올림픽'에서 지난해 1등상을 받았다.
자카르타=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