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In & Out]성공한 기업가가 되려면…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1분


성공한 기업가가 되려면 홍길동 도전정신 배워라

종종 학생들에게 홍길동전에서 주인공이 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한 시대의 풍운아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이 무엇이었는지를 묻곤 한다. 필자는 첫째, 홍길동이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지 않고 집을 떠났다는 것이며 둘째, 훌륭한 스승을 만나 도술을 배운 것이라고 답한다.

기업가가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를 물어도 같은 답을 할 수밖에 없다. 우선 주어진 틀을 깨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또 기업가 자신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이란 위험을 무릅쓰고 익숙해진 환경을 깨고 나가는 작업이다. 기업을 어느 규모 이상으로 키우려면 기업가는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모든 자원과 능력을 투입해 전력투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많은 기업가가 기업을 자신의 뜻대로 성장시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러 환경적 요인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업가 자신이 주어진 틀에 안주하거나 능력의 한계에 봉착하는 데에도 큰 원인이 있다.

기업을 어느 정도 키운 기업가는 자신의 성공을 사후적으로 재구성해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과거의 성공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운명적인 만남이나 행운으로 이뤄졌을 수도 있다. 설사 과거의 성공이 자신의 능력으로 이룬 것이라도 그 능력이 미래의 성공을 반드시 가져오진 않는다.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기업가의 역할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창업 시에는 돈과 사람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비전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기업가에게 매우 중요하다. 소규모 기업일수록 기업가는 종업원과 고객 개개인을 섬세하게 배려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 기업이 커지면 기업가는 조직의 각 부분이 유기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조정하며, 나아가 자신을 대신할 유능한 경영자를 키우거나 외부에서 발탁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기업가는 반드시 훌륭한 경영자여야 할 필요는 없다. 기업가로 성공하기 위해선 주어진 틀을 끊임없이 깨고 나가고자 하는 열정과 성장의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키우고 자신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유능한 경영자를 찾아내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