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골프]代 이은 주니어 골프 사랑

  • 입력 2009년 6월 27일 03시 00분


유성CC 강형모 회장(오른쪽)은 한국 주니어 골프의 대부로 불린다. 4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퀸시리키트컵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 단장을 맡아 3연패를 이끈 뒤 장하나, 박선영, 김세영(왼쪽부터)과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대한골프협회
유성CC 강형모 회장(오른쪽)은 한국 주니어 골프의 대부로 불린다. 4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퀸시리키트컵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 단장을 맡아 3연패를 이끈 뒤 장하나, 박선영, 김세영(왼쪽부터)과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대한골프협회
박세리 장정 전미정 등 유명선수 줄줄이 배출

강형모 유성CC 회장

대전 유성CC는 한국 아마추어 골프의 메카로 불린다. 20년 넘게 연고지 대전 출신의 선수와 국가대표, 상비군에게 골프장을 무료로 개방해 실전 경험을 쌓도록 배려하고 있다. 박세리, 장정, 전미정, 김주연, 이미나, 홍진주, 허미정 등은 대표적인 ‘유성 장학생’으로 불린다.

2000년부터는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 대회는 25일 막을 내렸다. 보통 3라운드 대회를 열게 되면 골프장 측은 영업을 못해 1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보게 돼 장소 섭외에 애를 먹기 마련이다. 대회 기피 분위기 속에서도 유성CC가 해마다 꿈나무를 위해 선뜻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데는 2대에 걸친 극진한 골프 사랑 때문이다.

유성CC 강형모 회장(53)은 부친 강민구 명예회장(84)의 뒤를 이어 한국 주니어 골프의 대부로 불린다. 강 회장은 2004년부터 대한골프협회 강화위원장을 맡아 한국 골프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 국제대회 때는 한국 선수단 단장으로 선수들의 뒷바라지에 정성을 기울였다. 미국 유학 경험을 살려 통역으로 나서고 30년 넘는 구력에 핸디캡 3의 골프 실력을 앞세워 코치를 자청할 때도 있다. 강 회장이 강화위원장을 맡은 뒤 한국 골프는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한 데 이어 올 4월 퀸시리키트컵대회에서는 3년 연속 개인과 단체전 우승을 휩쓸었다.

한국이 골프 강국으로 떠오른 데 대해 강 회장은 “선수 및 부모의 열정과 대한골프협회의 대표선수 육성 시스템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협회는 잡음을 없애기 위해 엄격한 선발 절차에 따라 초등부부터 대학부까지 남녀 31명씩 62명의 상비군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부 구분 없이 최고 실력을 갖춘 남녀 6명씩 12명의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는 ‘세리 키드’ 신지애, 김송희, 오지영, 박인비, 김인경 등은 학창 시절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성장했다는 게 강 회장의 분석이다.

강 회장은 “너무 어린 나이에 운동에만 매달리는 현실이 걱정이다. 어떤 초등학교 학생은 하루에 1시간도 수업에 안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때론 골프가 얼마나 지겹겠나. 좌절도 빠르고 20대 중반만 넘어가도 쉽게 그만둔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오랜 기간 주니어 선수들을 지켜본 결과 ‘독한 놈’들이 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얘기. “실력이야 다들 엇비슷하다. 성질깨나 있고 이를 악물었던 선수들이 잘 풀린다.”

강 회장은 “어리게만 봤던 선수들이 어느새 훌쩍 성장해 인사라도 하면 그때가 가장 흐뭇하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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