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급가속’ 수입차, 없어서 못판다

입력 2009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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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달새 판매 폭발적 증가
업체들 재고 바닥나 발 동동

국내 경기가 일부 회복 조짐을 보이는 데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효과까지 겹치면서 수입차 판매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일부 수입차 업체는 미처 물량을 대지 못할 정도로 가파르게 판매가 늘어 주문을 받고도 제때 차를 팔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1∼5월 2894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0여 대 늘어난 수치다. 미처 예상치 못한 급격한 판매 증가로 ‘골프’ ‘페이턴’ 등 인기 모델은 재고가 바닥나 고객이 계약을 해도 차를 내주지 못하고 있다. 독일 본사에서 차를 운송해 오는 데 최소한 3개월 정도 걸려 그동안은 일부 판매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3월만 해도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계속 누적돼 추가 주문을 할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올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11.1%나 감소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최근 몇 달 새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일부 차종은 8월까지는 팔고 싶어도 팔 차가 없다”며 “1월에는 재고가 3000대 정도 쌓여 있어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갑자기 판매가 크게 늘면서 난감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브랜드도 사정은 비슷하다. BMW코리아가 최근 120대 한정 판매를 한 ‘미니 스페셜 에디션’은 판매 시작 2주 만에 동났다. 올 1월에만 해도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30% 넘게 감소했던 BMW는 5월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수준에 거의 육박했다. BMW 관계자는 “미니 스페셜 에디션이 결코 싼 차가 아닌데 2주 만에 다 팔려 모두 깜짝 놀랐다”며 “올해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해 1, 2월에 주문을 많이 하지 않아 물량 부족으로 일부 디젤 세단 등은 주문이 들어와도 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달 677대를 판매해 지난해 5월에 비해 판매가 52%나 늘었다. 아우디는 1월에만 해도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7%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판매가 급격히 늘어 1∼5월 전체 판매량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늘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올해는 판매 신장을 생각하지 않고 작년 정도로만 팔겠다는 목표를 세워 예년 수준으로 물량을 확보했는데 판매가 너무 잘돼 물량이 달린다”며 “급하게 본사에 추가 주문을 했지만 여름 휴가철과 운송 기간을 고려하면 2, 3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엔화 강세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수입차업체도 조금씩 판매 부진에서 벗어날 움직임을 보이고 인피니티는 지난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80% 수준으로 회복됐다. 1, 2월에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판매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게 수입차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