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내달 상륙… 국내서 통할까

  • 입력 2009년 6월 28일 22시 40분


휴대전화계의 세계적인 히트 모델인 애플 아이폰의 국내 출시가 임박했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조만간 애플과 협상을 마무리 짓고 이르면 다음달 아이폰을 국내에 공급할 예정이다. SK텔레콤 역시 몇 개월의 시차를 두고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의 등장을 앞두고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득실을 계산하느라 바쁘다.

●시장 전망은 반반

이달 선보인 '아이폰3GS'는 미국 등 8개국에서 3일 만에 100만 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LIG투자증권 최용재 애널리스트는 "국내에 들어오는 아이폰이 직전 모델(아이폰3G)이라 소비자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판매될 것"이라며 "최소한 50만 대 이상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폰의 경쟁상대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옴니아폰이 약 10만 대 가량 팔린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미국에서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는 AT&T는 출시 첫 분기에 약 240만 명의 아이폰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는 미국의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2억7000만 명의 약 0.9%에 해당한다. 국내 4600만 가입자 가운데 0.9%는 약 41만 명이다.

반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일본을 예로 들어 영미권이 아니고 소비자의 입맛이 까다로운 시장에선 아이폰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일본에선 제3위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7월 애플과 독점 계약을 하고 아이폰을 내놓았지만 신통찮았다. 소프트뱅크는 일부 모델은 2년 약정을 맺으면 단말기를 공짜로 주는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 매출은 늘지만 경쟁 심화 가능성

사용자들이 서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올리고 내려받는 애플의 앱스토어 모델이 정착되면 이동통신사의 매출이 올라갈 수 있다. 앱스토어를 통해 콘텐츠가 풍부해지면 그동안 부진했던 무선데이터 매출이 늘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앱스토어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올해 4월까지 총 10억 건이 넘는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 조성은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을 계기로 보조금 확대 등 이동통신사간 과열 경쟁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조금이 늘면 이동통신사의 수익성은 떨어진다.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에 비치는 영향도 복합적이다. 북미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은 3세대 아이폰이 나온 지난해 3분기(7~9월)엔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났고, 직전 분기 대비로는 12%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아이폰이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우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아이폰의 등장이 기존 휴대전화 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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