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에서 공사 중인 ‘펄(Pearl)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GTL)-5’ 현장에는 홍일점 매니저가 있다. 다큐먼트 매니저란 직책을 맡고 있는 최문정 차장(43·여·사진)이다. 그의 임무는 현대건설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작성한 각종 설계도면과 행정문서를 발주처인 셸의 작성기준에 맞춰 다시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다.
최 차장은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청정 경유를 생산하는 GTL 기술은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라 셸 측이 모든 공사 진행 상황에 대해 기록을 남기려 한다”며 “특히 셸 측이 개발한 GTL 기술과 관련 있는 문서들은 자신들의 기준에 맞춰 작성됐는지를 꼼꼼하게 검토한다”고 말했다. 그는 “셸 측은 문서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다음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철저히 따진다”며 “원활한 문서 전달은 공사 기한을 맞추는 데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최 차장이 지금까지 전달한 문서는 총 3만여 건. 그러나 대부분의 문서가 여러 장으로 이뤄져 있어 실제 최 차장을 통해 셸 측에 건네진 것은 이보다 훨씬 많다. 현재 최 차장은 GTL-5 공사에서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룬 일본 도요의 문서까지 통합 관리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기업인 셸의 철저한 문서 관리와 도요 측의 설계 및 문서 작성 방식을 접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이제는 국내 건설사들도 설계와 공사 못지않게 문서 관리 노하우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라스라판=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