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 대소면 삼정리에 있는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한국보그워너티에스㈜(대표 허환). 이 회사는 올 초 허 대표를 포함한 모든 사무직 직원의 임금을 6∼10% 줄였다. 노사협의를 통해 4월부터는 107명의 근로자 임금도 5% 삭감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완성차 업계의 조업 중단과 감산 등으로 발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 그러나 구조조정 대신 고통 분담을 하기로 노사가 마음을 모았다. 공정별 순환근무제, 연장근로 배분, 조업단축 시 집단 휴가 사용 등으로 한 명의 감원도 없이 191명 전체의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상생과 화합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이 회사처럼 충북의 300개 기업 노사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손을 잡는다.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라마다플라자 청주호텔에서 열리는 ‘충북 노사평화 선언대회’. 충북노사정포럼(대표 조수종)이 마련한 이날 대회는 전국 최초로 개별사업장 노사대표가 노사상생협약을 맺는 자리이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과 정우택 충북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 매그나칩반도체, 한국보그워너티에스, 대성셀틱, 넥상스코리아, 한국도자기, 국제종합기계, 선일다이파스, 한국JCC 등 충북 도내 30인 이상이 근무하는 기업체 300곳의 노사 대표 600명이 기업하기 좋고 근로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맺는 것. 이날 행사에 참석 못하는 213개 제조업체는 사업장별로 협약을 한다.
협약에서 근로자는 △노사공동의 이익과 고용안정 고용유지를 위한 작업장 혁신 및 품질 생산성 향상 △기업경쟁력 강화에 적극 협력을, 사용자는 △투명경영 실천 △안정적 고용유지 노력 △인위적인 구조조정 및 비정규직 양산 자제 등을 약속한다. 또 시민사회단체는 노사정 합의사항의 실행과정을 면밀히 점검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 밖에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와 빈곤층 자녀를 돕기 위한 10억 원 규모의 노사평화장학재단 설립과 노사민정 유대 강화를 위한 노사평화센터 건립에 노력한다는 것도 합의할 계획이다.
조수종 충북노사정포럼 대표는 “개별사업장의 노사가 자발적으로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전국으로 확산돼 경제위기 극복과 노사관계 선진화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북 도내 30인 이상 958개 제조업체 가운데 노사 상생·협력 협약을 한 업체는 2007년 20곳, 2008년 237곳, 올해 513곳 등 모두 770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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