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신규 입주물량은 작년 하반기보다 35%가량 줄었고 서울 강남권 등이 특히 감소했다. 1000채 이상 대단지 입주도 별로 없어 전반적으로 전셋집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전국적으로 13만 채가 신규 입주한다.
특히 경기지역에는 입주 예정 물량이 많다. 총 7만 채가 입주해 상반기보다 물량이 2배가량 늘어난다. 경기 광명, 성남, 용인, 화성, 고양, 남양주, 파주시에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이므로 전셋집 수요자라면 이들 지역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새 아파트 전세는 입주 공급이 늘어나는 곳을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일시적으로 공급량이 늘고 잔금 처리 부담으로 급한 전세가 나올 수 있는 신규 단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 판교신도시 본격 입주 시작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둔 곳은 전국에 총 277개 단지, 13만146채로 10, 12월에 많은 물량이 집중돼 있다. 경기 판교신도시 및 남양주 진접지구와 의왕, 광명 등에서는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올해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지방은 경상도와 충청도를 중심으로 물량이 나온다.
서울은 상반기의 1만3706채보다 997채 늘어난 1만4703채가 입주 준비 중이다. 특히 강남권 신규 입주 단지가 많지 않다. 따라서 지난해와 달리 전세 수요자들의 전셋집 마련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파구는 올해 아예 신규 입주물량이 없다. 강남구도 100여 채만이 8, 9월 입주를 시작하고 강동구는 고덕동 아이파크(1142채)가 11월에 입주하는 정도다.
반면 서초구는 반포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2444채가 7월 중순 준공된다. 하지만 이미 매매와 전세 가격이 크게 올랐고 5, 6월 이후부턴 매물도 많지 않은 편이다. 이외에는 은평뉴타운의 2지구 5개 단지 2171채가 올 12월 입주를 시작한다.
경기 성남시의 올 입주물량은 총 1만2418채(임대 제외)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많다. 판교 신도시에서 본격적인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단지 입주가 10월에 주로 몰려있는 가운데 성남시에는 올 하반기 7425채가 입주를 시작한다. 올해 판교 입주가 시작되면서 기반시설 및 상가, 도로 정비가 속도를 내고 있어 새 집을 찾는 전세수요자라면 판교 신도시를 고려해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경기에서는 남양주, 고양, 광명, 용인시 등에서도 입주 물량이 활발히 나온다. 화성시는 지난해와 달리 소형 위주의 5개 단지, 2480채만 입주한다. 의왕시에서는 내손동 주공 1,2단지를 재건축한 포일자이(2540채)가 입주를 시작한다. 인근 광명시에서도 철산 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삼성물산GS자이(2070채)가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인천 역시 대단지로 손꼽히는 서구 신현동 신현e-편한세상하늘채(3331채)가 10월 입주를 시작한다.
반면 지방에서는 충남과 경남을 중심으로 12월에 집중적으로 공급이 이뤄진다.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충청권의 주요 대단지들이 눈에 띈다. 충남에서는 천안시 백석동 백석아이파크(1040채)가 올 하반기 입주하는 가장 큰 단지이고 나머지는 주로 500채 안팎 규모다.
○ 강남 진입 원한다면 잠실 트리지움 노려볼 만
서울 수도권 전세시장은 6월 들어 비수기로 들어섰지만 여전히 싼 전세를 구하기 위한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최근에는 도심 역세권과 수도권 남부지역에 전세수요가 유입되며 단기간 전세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6월 현재 전세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는 곳도 있다. 지하철 9호선, 경의선 복선구간 등 교통이 편리해지는 곳이나 서울 도심, 강남 등 업무시설이 모여 있는 곳 주변은 전세수요가 꾸준하다. 강남권은 작년 말 입주물량이 소화된 뒤 학군수요가 많아 싼 전세매물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가을에 입주할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예비 신혼부부나 자녀의 여름방학 중 전세를 옮길 계획이 있으면 미리 전세시장을 둘러봐야 유리하다. 신혼부부 등 젊은 수요자라면 역세권 소형을 기준으로 직장 접근성이 좋고 문화, 쇼핑 인프라가 나은 곳을 우선 찾아보는 것이 적당하다. 자금 여유가 있다면 종로, 명동, 용산, 마포 등 도심 접근성이 좋은 곳을 고려해 볼만 하다. 구로, 금천, 광명 등 서남권 신흥 산업단지 인근은 가격이 싼 편. 강남에 직장이 있다면 관악, 신림이나 경기 분당, 평촌신도시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반면 자녀를 둔 가구나 좀 큰 주택으로 넓혀가려는 전세수요는 학군, 학원 등 교육환경이 좋고 주변 인프라가 우수하면서도 저렴한 대단지 전세 아파트를 먼저 찾아보는 것이 좋다. 강남보다 싸게 전셋집을 구할 수 있는 양천구 목동 일대나 대단위 아파트촌으로 교육환경이 좋은 노원구 일대를 고려해 볼 만하다. 강남으로 진입을 원한다면 입주 2년이 다 돼가는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아파트 등 기존 단지를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