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TV 역사상 가장 큰 변화인 디지털화, 평판화의 전환기에 기회를 선점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들은 아날로그TV 시장에서는 강력한 경쟁력을 지닌 일본기업의 벽을 30여 년 간 넘지 못했으나 디지털화의 전환기에 적극적인 연구개발(R&D)에 나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둘째 일본 기업이 액정표시장치(LCD) TV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중 하나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 반면 한국 기업들은 두 TV를 동시 개발해 전략적 유연성을 높인 점이 주효했다. 일본은 샤프와 소니가 LCD TV, 파나소닉이 PDP TV에 '다 걸기'를 했다가 시장변동 위험에 크게 노출되는 약점을 드러냈다는 것.
보고서는 그 외 요인으로 △대화면과 디자인을 중시하며 TV시장의 '게임의 규칙'을 주도했고 △삼성전자 등이 다른 글로벌 기업보다 많게 '연 2회' 신제품을 내는 스피드경영을 폈으며 △브랜드파워와 메이저 유통기업을 교두보로 잘 활용한 점을 들었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이 TV1위를 수성하려면 지금까지의 성공방정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일본의 재도약과 중국의 급부상에 대비해야 한다"며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편리하게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