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직장 만들기]적성에 맞는 업무 맡겨…

  • 입력 2009년 7월 2일 02시 59분


충만감-몰입 느끼게 하라

현재 국내 각 기업의 일선 관리자 또는 핵심 실무진으로 일하는 30대 중후반 직장인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이전 학력고사 세대다. 이들이 대학에 입학할 당시에는 지금보다도 더욱 획일화된 입시 체계였다. 오직 학력고사의 성적을 기준으로 학교와 학과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소질과 적성보다는 우선 대학에 붙고 보자는 심리가 우세하게 작용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소위 명문대의 인기학과에 지원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게 선택한 전공은 이후 사회에 진출해 직업을 선택하는 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자신의 적성과 재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이른바 ‘천직’을 찾는 직장인도 있지만, 대부분 직장인은 경제적인 이유의 생업, 또는 커리어의 성공이나 외부의 인정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사실이다. 생업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은 더 좋은 보수와 조건을 따라 회사를 옮기고, 경력의 성공이나 외부의 인정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은 승진과 출세에 목숨을 건 것처럼 보인다.

일 자체를 통한 충만감과 몰입의 순간을 직원들에게 경험하게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요원한 것일까.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전 시카고대 교수는 ‘플로(Flow)’라는 몰입의 순간을 제시했다. 직원들이 현재 업무를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이로써 몰입의 순간을 경험하도록 할 수는 없을까.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해 본다면 우선, 그동안 진지하게 고민하지 못했던 직원들 자신의 적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회사 차원에서 적성검사와 진단을 지원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기반으로 회사 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직무 기회를 탐색하고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는지를 묻기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분야에 지원할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로는 이러한 선택이 성공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다. 직원 자신이 추구하는 분야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된다. 좋은 직장이란 사람이 이윤 추구의 수단과 도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존재의 목적이 되는 기업이다.

이항재 휴잇어소시엇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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