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박 회장의 꿈
이 날 행사는 티맥스소프트가 11월 시판을 앞둔 티맥스 윈도 9의 시험판(베타버전)을 공개한 자리. 이미 개발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만큼 행사장은 100여 명이 넘는 취재진들이 몰렸다. 일반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 시연회는 1만 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박 회장이 4년 간 개발한 티맥스 윈도 9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 MS 윈도와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핵심 전략으로 '호환성'을 꼽았다. 박 회장은 "국내 첫 독자개발 운영체제인 만큼 새롭고 다른 것을 선보이기보다 MS 윈도 프로그램을 100% 호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 티맥스 윈도 9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MS 오피스 내 파워포인트, 워드 등 MS 응용 프로그램 및 파일이 실행된다. 호환성 강조는, 처음부터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어렵게 하지 않고 친숙하게 한 다음, 점차 독자 기술을 도입해 시장을 잠식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이 밝힌 마케팅 방법은 공공기관에 우선적으로 도입하는 것을 강조했다. 또 PC 구입 시 아예 윈도가 깔려있고 이를 개인이 사용하는 구조를 고려해, "개인보다 PC업체, 기업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밝힌 티맥스 윈도 9의 가격은 MS 윈도의 절반~3분의 2 수준.
티맥스 윈도 9과 함께 박 회장은 자체 개발한 오피스 프로그램 '티맥스 오피스'와 웹브라우저 '티맥스 스카우터'도 함께 공개했다. 또 내년 상반기엔 구글의 '안드로이드'처럼 스마트폰에 맞는 운영체제도 공개한다. 박 회장은 2011년에 해외 법인 30개를 만들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국심'에만 '어필'하며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이다.
●MS 윈도에 맞서기 위해 넘어야 할 산들
2시간가량 진행된 발표회는 대부분 박 회장 혼자서 진행하듯 이루어졌다. '악'에 받힌 듯 심경 고백도 늘어놓았다. 그간 실체 없는 연구를 해왔다며 '제 2의 황우석'이라는 비판을 받은 것에 대해 "나랏돈 한 푼 안 받고 연구 했다"며 "그 결과를 빨리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의 목표는 MS, IBM, 오라클 등 미국이 독점해 온 소프트웨어 시장 구조를 깨는 것. 박 회장은 "2015년까지 전 세계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았다. 호환성에 중점을 둔 나머지 기존 MS 윈도와 차별화가 명확하지 않아 "너무 방어적이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11월 국내 시판에 앞서 10월 최종 버전이 공개되기까지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PC 제조업체를 비롯한 각 기관의 공급 유통망도 "협의 중"이라는 대답 뿐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여기에 3D를 기본으로 하는 시스템임에도 행사장에서 '스타크래프트' 게임 시연회 도중 멈추거나 웹브라우저 구동이 원활하지 않은 등 시스템 상 불완전한 모습도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아직 완벽한 버전이 아닌 만큼 최종 공개까지 남은 3~4개월 간 불완전한 점들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