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소장의 즐거운 인생 2막]노후에 대한 소신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4분


노후에 대한 소신 갖고 평판서 자유로워져야

정년 후에도 일을 한다는 것이 글이나 말로는 쉽지만 막상 실천을 하려면 뜻대로 되지 않는 걸림돌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우선 수입을 얻기 위해 재취업에 나설 때 마땅한 일자리가 있느냐는 것이 문제입니다.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다 해도 현역 시절에 비해 아주 불리해진 근로 조건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도 따릅니다.

생활비에 큰 어려움이 없는 사람은 자원봉사활동과 같은 사회 환원적인 활동을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언론 등에 소개된 내용은 대부분 성공 사례입니다.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면 좌절감을 갖게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로는 자원봉사활동이라고 하면서 속셈은 돈을 벌려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수입은 거의 기대를 하지 않고, 남들이 고마워하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서 한다는 각오가 없이는 이런 일도 하기가 힘듭니다.

자기실현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약간의 수입을 얻는 방법도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예상하지 못한 굴욕적인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주위의 칭찬 같은 것은 기대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후반 인생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소신 또는 긍지를 갖는 것입니다. 학생 시절에는 교과서나 선생님들의 가르침에 따르는 학생이 좋은 학생이었습니다. 회사에 근무할 때는 회사가 옳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면 우수한 회사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년 후에는 주위의 시선이나 평판보다는 자기가 생각하는 방향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소신을 갖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후반 인생은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시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후반의 인생설계를 할 때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수입을 얻기 위해 일을 할 것인가, 주위로부터 인정받는 사회 환원적인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할 것인가를 확실히 정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취미로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수입이 따라 오거나, 수입을 바라고 일을 시작했는데 그 일이 자신의 취미와 일치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수입도 얻고 남 보기에도 그럴듯하고 자신의 취미에도 맞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고 보는 게 옳을 것입니다.

강창희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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