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국내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고 연간 성장률도 당초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4∼6월) 경제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것으로 나타났고 수출도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아 ‘경기 바닥’을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2009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4월 예상치(―2.4%)보다 0.8%포인트 높인 ―1.6%로 내다봤다.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전기 대비 0.5%)보다 훨씬 좋아진 2.3%로 나타난 영향이 컸다. 2분기 세금 감면에 따라 승용차 판매가 크게 늘었고 적극적인 재정지출 영향도 컸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올 상반기 높은 성장률과 작년 말 경기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하반기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4월 전망치(―0.6%)보다 높은 0.2%로 마이너스를 벗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2분기 성장률 급등으로 하반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4월 전망(0.9%)보다 둔화된 0.3%로 한은은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빨리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 연간 290억 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적으로 상반기 부진, 하반기 회복의 ‘상저하고(上低下高)’에서 ‘상고하저(上高下低)’로 전망을 바꾼 것이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은 4월 전망(3.5%)과 비슷한 3.6%로 예상했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마이너스 성장을 전제로 하는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면서도 “2분기 성장률 급등은 일시적 측면이 강했으며 앞으로도 성장세가 미약하고 불확실성이 높아 바닥이 언제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