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EU 소식통이 10일 밝혔다.
이날 EU에 따르면 EU 회원국의 권한을 위임받아 FTA 협상 등 통상정책을 펴는 자문기구인 ‘133조 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EU 집행위원회가 지금까지 한국 정부와 벌인 협상 결과를 수용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했던 EU 집행위는 FTA 타결의 최대 쟁점이었던 관세환급과 원산지 규정 등 쟁점 사항에 대한 최종 협상안을 133조 위원회에 보고해 회원국들의 동의를 구했다.
이 가운데 관세환급과 관련해서는 EU의 일부 회원국이 좀 더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했으나 협상안 자체를 무효화하거나 협상 자체를 깰 가능성은 없어 사실상 최종 협상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환급은 한국 정부가 중국 등지에서 원자재를 수입 가공해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 원자재 수입관세를 돌려주는 제도로 EU는 자국 기업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
이에 따라 13일 이명박 대통령과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EU 의장(스웨덴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한-EU FTA의 타결을 선언할지 주목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EU 집행부에서 많은 공감대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국가가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완전 타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EU FTA는 2007년 4월 23일 EU 일반 이사회에서 한국과 FTA 협상을 승인하고 2007년 5월 1일 한국의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EU와의 협상개시를 의결했다. 한국과 EU가 조만간 공식 타결 선언을 하면 하반기 중 정식 서명과 함께 양측 의회에서 비준동의 절차를 밟게 돼 이르면 내년 1월경 협정이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FTA 협상이 타결되면 양측은 2007년 국내총생산(GDP) 합계 기준으로 EU-멕시코 FTA에 이은 세계 2위의 자유무역지대를 출범시키게 된다. 특히 한국은 각각 세계 1, 2위 경제권인 EU 및 미국과 FTA를 체결한 아시아 유일의 국가가 된다.
라퀼라=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