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은행 “외형거품보다 내실 正道”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중 은행들은 하반기 경쟁을 시작했다. 시중은행들은 건전성 및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수익성 회복과 영업경쟁력 확보에 대한 전투 본능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위험관리… 건전성… 사회적 책임…” 주요 은행 하반기 전략

○ 수익성과 건전성에 목표 둔 국민, 우리은행

국민은행은 하반기 중점 추진 전략 목표를 수익성, 건전성, 비용효율성, 사회적 책임의 네 가지 측면에서 잡았다. 현재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NIM을 높이는 것을 첫 번째 전략 목표로 삼았다. 금융 위기 이후 연체율이 높아지고 대손충당금도 늘어나 당기순이익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도 중점 전략 목표로 꼽혔다.

또 국민은행은 최근 경기 침체 때문에 이자이익 및 비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충당금 전입액이 늘고 있는 점이 은행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어 효율적인 예산집행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을 비롯한 실물경제에 대한 원활한 유동성 공급 및 서민 금융 지원, 녹색성장 산업 금융 지원 등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에 대한 분석틀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이번 위기를 위험관리 능력 향상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자산건전성 관리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하반기에도 건전성과 수익성을 고려한 내실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외형 경쟁보다는 자산건전성과 고객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균형과 내실에 역점을 두겠다는 것. 또 옥석을 가려 중소기업을 선별 지원하고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또 우리은행은 ‘정도(正道)를 걷는 은행’을 목표로 고객행복을 실현하는 정정당당한 영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이 주인인 은행으로서 중소기업 및 서민 금융 지원에 앞장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금융애로 상담반을 운영하며 대기업 및 중소기업 협약을 통한 상생보증 프로그램을 지원할 방침.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하반기 경제가 출렁일 가능성은 여전히 높으며 이런 때일수록 신중해야 한다”며 “한걸음 늦더라도 외형경쟁을 하지 않고 자산건정성과 고객서비스 향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 리스크, 연체율 관리 주력할 신한, 하나은행

신한은행은 하반기에도 자산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등 보수적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효율적으로 자산규모를 줄여서 경영을 ‘슬림화’하고, 시장위험 및 신용위험이 커짐에 따라 건전성 및 리스크를 집중 관리하겠다는 것. 또 영업환경 변화 및 생산성 강화요구에 대응한 조직 자원역량 육성에도 중점을 둘 방침이다.

아울러 적극적인 수익관리로 NIM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인 해외 소매금융 진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효과적이고 강력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대출 부실화 가능성을 사전에 통제하는 등 건전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하반기에도 경기 둔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되리라 판단하고 있다”며 “핵심고객층 확보 노력을 계속하면서 그룹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고객 기반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NIM과 연체율 관리에 경영 전략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지난해 말 이후 시장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큰 폭으로 떨어진 순이자이익을 높이겠다는 것. 또 저금리가 지속될 것을 대비해 자금 조달 및 자산 운용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업 채무조정과 사업구조조정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 기업과 은행이 함께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해나갈 방침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하나은행은 위험업종에 대한 여신 비중이 낮고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어 경쟁은행보다 자산건전성이 우수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채권 관리, 대손 상각 등을 통해 건전성을 강화해 총연체율을 1% 선까지 낮출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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